아우디, 전기차 정비사 양성 중… 전기차 전문 인력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2023-07-12     이재영 editor

독일 자동차 기업 아우디(Audi AG)가 미국에서 전기차 정비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 아우디는 전기차 정비 전문 인력양성 프로그램 AEP(Audi Education Partnership)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유지 보수가 수월한 편이지만, 일반인이 관리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기계는 아니다. 

미국 아우디 기술교육 책임자 브라이언 스톡턴은 “각 배터리들을 제어하는 개별 모듈과 전기차 드라이브 트레인(바퀴에 동력을 전달해 차를 움직이게 하는 구성 요소들)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는 기존 모델들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숙련된 자동차 정비사들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아우디의 AEP 프로그램은 이러한 인력 공백에 대비한 것이다.

미국 아우디가 전기차 정비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자체 운영 중이다. / 아우디 홈페이지

미국 아우디, 전기차 정비사 양성 과정 자체 운영 중

테슬라도 비슷한 과정 통해 인력 공급

 AEP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일단 지원자들은 자동차 정비사 자격증인 NATEF(National Automotive Techniers Education Foundation, 국가 자동차 기술 교육 재단) 인증을 갖추고 아우디가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온라인 교육에는 따로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아우디는 미국 내 64개 교육기관과 산학 협력을 맺고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기차 유지 보수를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등을 다루고 있다.  

위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지원자들은 견습생으로서 AEP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견습생들은 가까운 아우디 대리점에서 일하며 18개월 동안의 교육 과정에 들어간다. 이 기간에는 아우디의 오프라인 학습센터에서 진행되는 8주 간의 집중 대면 교육도 포함돼 있다. 오프라인 학습센터에서는 배선 다이어그램, 기계적 진단, 서스펜션 및 정렬 절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과정을 실습할 수 있다. 미국 아우디는 미 전역에 11개의 학습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304개의 대리점에서 견습생들이 근무하고 있다.   

견습생들은 훈련 기간 동안 시간당 최소 15달러(약 1만9000원)를 받는다.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등 주거비가 비싼 지역에서는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기술교육 책임자 스톡턴은 “일단 모든 교육을 마치면 연간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기술 교육은 보통 5년 이상 걸리지만, 우리는 그 과정을 18개월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AEP는 매년 130명의 기술자를 배출하고 있다.        

테슬라도 테슬라 스타트(Tesla START)라는 비슷한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당일 수리를 목표로 서비스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는 테슬라는 자동차 공학에 배경 지식이 있는 지원자들을 12주 동안 훈련시켜 전기차 정비사로 양성하고 있다.

현대차 또한 미국 조지아주의 기술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전기차 정비, 전기차 작동 원리 등 전기차 기술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 중에 있다.   

 

전기차 정비 인력 공급 부족 우려도…

수요 못 따라가면 안전에도 위험

한편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차 정비 인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1월 영국 자동차산업협회(IMI)는 영국 내 정비사들 중 16%만이 전기차 관련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전기자동차협회(AVERE) 또한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면서 일자리도 자동차 제조에서 배터리 분야로 대이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겨날 많은 일자리를 채울 숙련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자동차산업협회 CEO 스티브 내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숙련된 전기차 정비 인력이 부족해지면 수리 비용이 높아질 수 있으며 비 전문가가 전기차를 수리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는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유럽 전기자동차협회 또한 보고서에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전기차 정비 인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저탄소 경제로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은 2030년까지 디젤 및 가솔린 자동차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2035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자동차에는 탄소 배출 제로를 요구할 예정이다. 유럽연합도 2035년부터 디젤 및 가솔린 자동차의 신규 판매를 규제하는데 합의했으며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도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 판매가 금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