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급증한 미국 석유 M&A…셰일 원유 재고 확보에 총력 다해
지난 25일(현지시간) 북미 최대 에너지 분석 회사인 엔베루스(Enverus)의 자회사인 엔베루스 인텔리전스 리서치(Enverus Intelligence Research, EIR)가 2분기 업스트림 인수합병(M&A) 활동을 요약해 발표했다.
EIR은 "지난 분기 20개의 인수 합병 등을 통해 총 240억달러(약 30조6000억원)가 거래되는 호황을 누렸다"고 전했다. 이는 1분기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동안 셰일 원유 시추 기업은 이미 보유한 지역의 생산이 감소함에 따라, 새로운 자산 취득에 나선 바 있다. 고유가로 인해 정유사들의 수익이 늘면서 인수자금은 충분히 유치한 상황이다. 엔베루스의 앤드류 디트마르(Andrew Dittmar) 이사는 "2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시작했지만 이후 미국 남서부 셰일오일의 생산지로 유명한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 지역 인수·합병(M&A)이 많이 이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공공 구매자들이 시추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고, 남은 기회가 줄어들면서 거래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된 것을 들었다.
실제로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 및 생산업체인 '오빈티브(Ovintiv)'는 3개의 퍼미안 분지 부동산 인수에 43억달러(약 5조 4825억원)를 지출했으며, 콜로라도 기반 정유사인 '키비타스 리소시스(Civitas Resources)'는 2개의 사모펀드 소유 부동산에 총 47억 달러(약 6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의 가장 큰 거래는 지난 5월 있었던 PDC 에너지(PDC Energy)에 대한 셰브론(Chevron)의 76억달러(약 9조7000억원) 입찰이었다. PDC는 델라웨어 분지에도 거래가 있었으며 이는 2분기 평균 거래 규모가 12억달러(약 1조5300억원)로, 평균 1분기 거래의 두 배가 넘는 규모를 형성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억달러 초과 거래만 6건…사모펀드, 석유 거래에서 손 떼
2023년 2분기 동안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돌파한 6건의 거래가 있었다. 그 중 5건은 PDC를 포함해 퍼미안 분지 자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중 4개는 공개 기업이 퍼미안 분지 지역에서 운영하는 사모펀드가 자금을 지원하는 자원 개발(E&P) 사업을 인수한 것이다.
한편, 엔베루스는 "지난 10년간 연간 100건에 이르렀던 탐사 및 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올해는 10건에 불과했다"며 "사모펀드 회사들이 석유 거래에서 손을 뗐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와 에너지 M&A를 전문으로 하는 국제법률회사 베이커 봇 LLP(Baker Botts LLP)의 변호사 존 플랫(Jon Platt)은 "투자자들은 평소보다 더 오래 보유했던 거래를 수익화할 기회를 보았고 몇 년 전보다 더 높은 가치로 빠져나갔다”라고 말했다.
엔베루스는 또 "업계의 탐사 및 생산 활동이 둔화되고 비공개 기업을 인수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공개 기업 M&A가 전체 거래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미 2023년 공공-공적 거래에서 150억달러(약 19조원)로 약간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2분기 셰브론의 PDC 구매와 1분기 베이텍스 에너지(Baytex Energy)와 레인저 오일(Ranger Oil)의 합병, 엑손모빌(Exxon Mobil)의 덴버리(Denbury)인수가 포함된다.
퍼미안 분지 아닌 다른 곳으로 눈 돌리는 기업들
디트마르 이사는 "퍼미안 분지 지역에 100개 이상의 시추 지역을 보유한 약 20개의 민간 기업만 남아있다"며 "판매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M&A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퍼미안 분지 내 거래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점점 더 그 유역 외부를 찾고 있다. 디트마르 이사는 “이글 포드(Eagle Ford)와 윌리스턴 분지(Williston Basin)은 퍼미안 분지 다음으로 인기 있는 목적지”라고 전했다.
한편, 상반기 눈에 띄게 줄어든 거래는 천연 가스였다고 디트마르 이사는 말했다. 미국 가스 가격은 수출 수요가 정체되고 유틸리티에서 재생 에너지로 인한 이득으로 인해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거래됐다.
그러나 2023년 상반기에는 가스 거래가 눈에 띄게 없었지만 향후 몇 년 간 미국 LNG 수출 증가에 따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디트마르 이사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