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 지원받는 옥시덴탈과 클라임웍스…이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2개의 직접공기포집(DAC) 허브에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허브는 각각 클라임웍스(Climeworks)와 글로벌 정유 기업 옥시덴탈(Occidental)에 의해 운영된다.
CNBC, 로이터 등에 따르면, DAC 허브를 위해 계획된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서 나온 첫 번째 교부금으로, 초당적 인프라법을 통해 지원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8개의 DAC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지만, 이번에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프로젝트는 DAC 용량을 400배 늘릴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미 에너지부는 DAC를 대규모로 배치하면 미국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중화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에너지부 장관인 제니퍼 M 그랜홈(Jennifer M. Granholm)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허브들이 가동되고 운영되면 매년 200만 미터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제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거의 50만 대의 가스 자동차를 도로에서 몰아내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선정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DAC 프로젝트는 무엇?
텍사스의 직접공기포집 허브는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mium)과 자회사 원포인트파이브(1PointFive)가 운영하고 있다. ‘사우스 텍사스 DAC 허브(South Texas DAC Hub)’라 불리는 이곳은 크레버그 카운티(Kleberg County) 내 킹 랜치(King Ranch)에 위치한다.
이 허브를 통해 연간 최대 100만 미터톤, 최종적으로 최대 10억 미터톤의 탄소를 땅에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옥시덴탈의 CEO인 비키 홀룹(Vicki Hollub)은 “일단 완전히 작동되면 직접적인 공기 포집을 통해 연간 최대 3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젝트 사이프러스(Project Cypress)라고도 불리는 루이지애나(Louisiana)의 DAC프로젝트는 클라임웍스와 에어룸(Herloom)의 기술을 사용하고 비영리 기업인 바텔(Battelle)에 의해 운영된다. 이들은 지난 3월, 미국 에너지부의 보조금 프로젝트에 입찰한 바 있다. 프로젝트 사이프러스는 루이지애나주 칼카슈패리시(Calcasieu Parish)에 건설된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클라임웍스는 현재 아이슬란드에 세계에서 가장 큰 DAC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약 4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이는 자동차 약 790대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룸은 공기 중의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석회석을 사용하는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이다. 현재 브레이크스루 에너지(Breakthrough Energy) 및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포함한 벤처 캐피털 펀드로부터 5400만달러(약 721억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클라임웍스의 선임 기후 정책관리자인 앤드류 피시바인(Andrew Fishbein)은 "태양광과 풍력 산업이 지난 20년 동안 전략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으로 발전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 20년 안에 같은 속도로 규모를 확장해야 한다. DAC 허브 프로그램은 DAC가 규모에 맞게 기후 영향에 도달하기 위해 필수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과 화석 연료 부문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에게 약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허브 모두 청정에너지로 작동된다.
DAC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
미국 콜롬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의 라몬트-도허티 지구 관측소(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의 박사후 연구 과학자인 클레어 넬슨(Claire Nelson)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 없이 필요한 것을 생산하는 것이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2050년까지 필요한 규모로 직접공기포집을 준비하려면 오늘 투자해야 한다"라며 AP에 의견을 전했다.
조지아 공과대학(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전략 에너지 연구소(Strategic Energy Institute)의 팀 리우웬(Tim Lieuwen) 전무이사는 일부 중공업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직접공기포집과 같은 기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대부분의 환경 운동가들 역시 전 세계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제거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직접공기포집에 대한 명확한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한 석유 생산자들이 탄소 제거 개발을 사용하는 것은 소수 민족 및 저소득 지역에서 화석 연료 회사가 생산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 솔루션을 홍보하는 그룹인 프로젝트 드로우다운(Project Drawdown)의 전무 이사인 조나단 폴리(Jonathan Foley)는 AP에 "이 돈은 처음부터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실제 기후 솔루션에 사용하면 훨씬 더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은 접근 방식으로 농업, 운송, 전력 생산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효율성과 배출량 감소를 언급했다.
이어 폴리는 "나를 포함한 다른 많은 기후 과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것이 화석 연료 산업을 잠재적으로 생성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건을 계속 태우고 나중에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