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스코프3 공시법안과 소송...기후 문제 해결에 앞장서

2023-09-20     홍명표 editor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 깃발/픽사베이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으며,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캘리포니아주가 대기업들의 기후 공시 법안을 실행할 전망이다.

CNBC의 1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은 17일 뉴욕에서 열린 기후주간 행사에서 기후 공시법안(SB253)에 서명할 것이며, 캘리포니아가 기후문제의 주도권을 쥐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지사, 10억 불 이상 기업 대상으로 기후 공시 의무화

이 자리에서 뉴섬 주지사는 대기업들이 스코프3를 비롯한 공급망 배출량을 포함하여 탄소배출량을 공시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연간 10억 달러(약 1조3251억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기업들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한다. 캘리포니아주 의원들은 지난 주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뉴섬 주지사는 "(법안 적용대상) 기업은 5300개가 넘고, 다국적 기업 중 일부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자신의 트위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최초로 기후 공시를 실행한 주가 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시한 기후공시규칙이 특히, 스코프3 배출량을 포함시켜야 하느냐 여부를 두고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캘리포니아주의 법안이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주는 자동차 연료 온실가스 배출 제한 규정과 저탄소 연료 기준 규정을 두고 시행하는 등 미국에서 기후 문제 해결을 선도해 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뉴섬 주지사는 기후 공개 규정에 대해서 캘리포니아주의 결정을 지지해준 애플(Apple)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세일즈포스(Salesforce)처럼 캘리포니아주의 대기업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뉴섬 주지사는 "(법안을 지지하는 기업들은) 게임의 공이 어디로 굴러가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이에 합당한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5대 거대 석유기업 상대로 소 제기

CN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주요 화석연료 기업들 단속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15일(현지시각) 주요 석유 회사들이 기후 변화를 영속화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135페이지에 달하는 고소장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상급법원에 있는 롭 본타(Rob Bonta) 법무장관 사무실을 통해 제출됐다. 고소장은 5개의 대형 석유기업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무역단체인 미국석유연구소가 화석연료 생산과 기후변화와의 상관관계를 숨기기 위해 수십 년에 걸친 허위정보 캠페인을 조직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피소당한 석유기업은 BP,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 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런 의도적인 은폐가 적어도 1970년대부터 계속돼 왔고 기후변화에 대해 미국인의 대응을 지연시켜 극심한 자연재해와 수백억 달러의 복구비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기후 변화의 피해에 대한 복구 노력에 필요한 자금을 피고들이 지급하도록 하는 기후변화 방지 기금을 고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이번 소송은 다른 주 소송으로 번질 수 있어

미 콜롬비아대학교 사빈(Sabin) 기후변화법 연구소의 코리 실버만-로아티(Korey Silverman-Roati) 선임 연구원은 "캘리포니아주의 소송은 미국 기후변화 소송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 더 많은 주, 더 많은 도시, 더 많은 카운티들이 소송을 제기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또한, 이번 소송은 지난 4월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주 법원이 아닌 연방법원에서 비슷한 사건을 심리하라는 5개 석유회사의 항소가 기각된 이후 나왔다.

실버만-로아티 선임 연구원은 연방법원의 판결로 캘리포니아주의 소송은 미국의 다른 주 정부 차원에서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으로 봤다.

한편, 피소당한 석유기업들은 이번 소송이 정치적인 동기에 따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셰브론은 성명서에서 기후 변화 문제는 "변호사와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제기되는 단편적인 소송이 아니라, 국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BP는 논평을 거부했고, 텍사스에 본사를 둔 코노코필립스와 엑손모빌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