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스코틀랜드 풍력 프로젝트 지분 매각 검토
영국 거대 석유기업인 셸이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또 한걸음 물러선다. 셸은 스코틀랜드에서 개발할 예정이었던 부유식 풍력 프로젝트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익명의 관계자가 블룸버그에 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셸이 글로벌 전력기업 이베르드롤라의 자회사인 스코티시파워와 합작 투자를 진행하여 최대 5기가와트 규모의 부유식 풍력발전소를 스코틀랜드 해안에 짓는 사업이었다. 두 회사는 2022년 발전소를 짓기 위해 7500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발표하고, 스코틀랜드 해저의 개발 권리를 공동으로 확보했다.
셸은 부유식 풍력발전 기술의 개발 비용이 늘어, 해저 개발에 대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셸, 에너지 전환 선언 후 2년 만에 발길 돌려
셸은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여러 친환경 사업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이번 부유식 풍력발전 프로젝트의 포기도 최근 탄소감축 목표를 하향하고 플라스틱 열분해 재활용 약속도 조용히 철회한 셸의 행보와 일치한다고 해석된다.
와엘 사완 셸 CEO는 지난해 1월,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 꾸준한 석유 생산량 및 천연가스 생산량 증가에 초점을 맞추는 셸의 전략을 개편하겠다고 약속하며 취임한 바 있다.
셸은 이미 지난 5월부터 풍력 사업 비중을 줄일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확인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5월 29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셸은 해상 풍력 사업부 직원을 감축할 준비를 해왔다고 전했다.
이 거대 에너지 기업은 풍력산업에 20여 년 전 진출했다. 2000년 영국 해역에 최초의 해상풍력을 터빈을 설치하고 2001년부터 미국 해상풍력에 투자해 왔다. 셸은 2022년 에너지 전환 기업으로 인식되길 바란다는 CEO의 인터뷰와 함께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려고 했었으나, 불과 2년 만에 발걸음을 되돌린 셈이다.
홀로 남은 이베르드롤라, 60조 투자로 재생가능전력 확대
셸이 떠나 생길 빈자리를 어떤 기업이 맡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해당 사안에 대해 셸과 스코티시 파워의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스코티시 파워의 모회사인 이베르드롤라가 올해도 재생에너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어, 해당 프로젝트도 좌초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르드롤라는 지난 1년간 3100MW(메가와트)의 재생가능 전력 용량을 신규로 추가해서 4만3400MW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된다. 에너지 전문 매체인 REVE에 따르면, 해상풍력 발전 용량도 2167MW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르드롤라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전력망과 재생에너지에 410억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1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소식도 지난 3월 전했다. 2024~2026년 지역별 예상 투자에는 미국 35%, 영국 24%, 이베리아 15%, 라틴 아메리카 15%가 포함되며 나머지는 독일, 프랑스, 호주 및 기타 지역에 투자한다.
이베르드롤라는 해상 풍력 등 재생 에너지의 성장을 촉진해서 2027년부터 추가로 3000MW를 가동하여 5000MW에 이를 전망이다. 2027년부터는 추가로 6000MW의 육상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이 시운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