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석탄 수입량 2030년까지 연평균 3%씩 늘어
중국이 최대 석탄 소비국으로서 수요가 정점에 가까워지면서, 향후 10년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석탄 수입과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각) 전했다. 중국에 들어갈 석탄이 줄어드는 만큼 동남아시아로 들어가는 양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아시아의 주요 석탄 기업들이 한곳에 모이는 아시아 석탄 컨퍼런스(Coaltrans Asia)가 지난 8일 개최되면서 글로벌 석탄 무역 지형의 변화에 대한 업계 종사자들의 논의가 있었다.
인도네시아 석탄광부협회(ICMA)의 회장 프리야디는 컨퍼런스에서 “중국의 석탄 수입이 정점에 찍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석탄에 대한 세계 해상 무역량의 증가세가 끝날 것”이라면서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수입량은 늘어나리라고 전했다.
동남아 석탄 수입량 연평균 3%씩 증가
ICMA는 베트남, 필리핀 등의 동남아 국가들의 연간 석탄 수입량이 2023년 1억4090만톤에서 2030년 1억7090만톤으로 연평균 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경제 성장이 빠른 베트남이 가장 유망한 석탄 시장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국영 석탄채굴업체인 비나코민(Vinacomin)의 석탄거래 담당 차장인 딘 꽝 쭝은 “베트남은 올해 말까지 6600만톤을 선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3년 선적량은 4780만톤이었다.
그는 “2035년에는 석탄 수입량이 연간 8600만톤으로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전체 소비량의 약 70~75%가 전력 생산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자재 거래 조사기업인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8월 31일까지 8개월 동안 필리핀의 석탄 수입량은 7.6%, 말레이시아는 4% 증가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인도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두 경제 대국의 소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과 인도의 수입량은 단기적으로 증가하다가 이후 유지 단계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석탄 분석 플랫폼 에스엑스콜(Sxcoal)을 운영하는 펜웨이디지털정보기술의 펭 동빈 차장은 “중국의 올해 열탄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6.3% 증가한 3억9100만톤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도 컨설팅기업인 빅민트(Bigmint)에 따르면, 인도의 수입량은 8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1% 증가했다.
배터리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석탄 수요 급증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로 인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하지는 않지만, 기존 발전소의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석탄화력발전을 늘리는 주요 동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레이시아 국영 전력회사인 TNB(Tenaga Nasional Berhad) 관계자들은 전했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천연가스 대신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ICMA의 프리야디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늘어나는 배터리와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고자 니켈 제련소의 가동에 필요한 석탄화력발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석탄채굴 기업인 아다로 인터내셔널의 시장조사 수석 매니저인 패트리샤 룸반가올은 “인도네시아의 석탄화력발전소의 연령대가 비교적 젊기에 장기적인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민간발전협회의 아서 시마투팡 회장은 "정부가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전기 요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석탄은 계속해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중동 지역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가장 낮으며, 선진국들의 자금 지원의 부족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지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