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시멘트 기업 홀심, 지속가능성 D등급…북미 사업부 분사 앞두고 그린워싱 지적
- 인더스트리어스 랩스, 홀심 지속가능성 D등급 평가 - 홀심, “지속가능성에 최선 다하고 있어”...친환경 프로젝트에 1년간 7000억원 지출
스위스에 기반의 글로벌 건설자재 기업 홀심(Holcim)이 북미 사업부 분사를 앞두고 또다시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각) 미국 환경 비영리 단체인 인더스트리어스 랩스(Industrious Labs)가 홀심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음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인더스트리어스 랩스는 홀심이 공장에서 직접 배출량을 줄이거나 재료 또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데 충분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다만, 이런 비판이 사업부 분사와 상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는 예측되지 않는다.
홀심은 북미 사업부를 분사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분사한 회사의 가치는 300억달러(약 40조800억원)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 사업부는 지점 850개와 직원 1만6000명을 고용한 북미 최대 시멘트 제조사다.
인더스트리어스 랩스, 홀심 지속가능성 D등급 평가
인더스트리어스 랩스는 홀심의 지속가능성 성과를 ‘D등급’으로 평가했다. 이 단체는 산업계의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한 목적의 ‘콘크리트 체인지’라는 캠페인을 통해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홀심이 2025년 상반기에 분사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려는 시도에는 청정 시멘트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의 상황을 숨기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했다.
인더스트리어스 랩스의 파트너인 나치 칸퍼(Nachy Kanfer)는 로이터 통신에 “시장은 고객 수요에 느리게 대응하는 기존 업체에게는 보상을 주지 않는다”며 “홀심은 저탄소 시멘트 부분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칸퍼는 “낮은 수준의 가치제고가 아니라, 명확하고 구체적인 약속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 개선에 자본을 투자하는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홀심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주민들에게 기후소송을 당했다. 인도네시아 풀라우파리 섬 주민 4명은 홀심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해수면 상승과 홍수에 기여했고, 이에 따라 주민 1500명이 생계를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게 소송의 이유였다. 국제 시멘트콘크리트협회(GCCA)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한다.
홀심, “지속가능성에 최선 다하고 있어”...친환경 프로젝트에 1년간 7000억원 지출
홀심은 인더스트리어스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이 회사는 “2023년 친환경 프로젝트에 4억2200만스위스프랑(약 6632억원)을 지출하고, 올해 산업 탈탄소화 부문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 지속가능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북미에서 시멘트 매출의 90%를 저탄소 제품군에서 창출하고 있다며, 연간 500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해 지역에서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멘트 기업은 명확한 기후 목표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 검증한 2030년과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세웠으며, 다양한 탈탄소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연간 800만톤의 저탄소 시멘트를 생산하도록 설계된 6개의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일례로 홀심은 지난 4월 독일에서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시멘트 공장을 착공한다는 소식도 전한 바 있다. 해당 공장은 홀심이 시멘트 생산 시설을 건설하고, 독일의 철강회사 티센크루프가 순산소 연소 기술을 통한 탄소포집 시스템을 지원한다. 이 생산 시설로 2029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연간 120만톤가량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홀심은 19일(현지시각) 환경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미국의 저탄소 시멘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발표했다. 투자받는 회사는 미국의 서브라임 시스템스(Sublime Systems)다. 서브라임 시스템스는 전기분해로 무배출 시멘트를 만들며 석회석, 화석연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스타트업은 현재 2026년까지 연간 3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할 상업적 규모의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