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탄소배출권 가격 톤당 2만원…CBAM 대응에 만전

- 탄소 가격 2만원, 올해만 35% 상승 - 톤당 4만원도 예상…CBAM 대응, 관건은 유상할당 도입

2024-10-16     송준호 editor

중국의 탄소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해외 미디어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각) 중국 탄소배출권 가격이 2021년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배출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이유로는 중국이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발표한 ETS 강화 계획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미지=AI 생성, 임팩트온

 

탄소 가격 2만원, 올해만 35% 상승

중국의 국가탄소거래당국에 따르면, 배출권 가격은 14일 103.49위안(약 2만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으며, 올해만 약 35%가 올랐다. ETS가 개장했던 2021년 시작가는 톤당 48위안(8467원), 첫 거래는 52.78위안(9310원)에 체결됐었다. 

가격 상승은 중국 정부가 더 엄격한 ETS 기준을 적용하여 기업들의 배출권 수요가 높아지면서 발생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 달 시멘트, 철강 및 1차 알루미늄 산업을 ETS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연간 직접 온실 가스 배출량이 이산화탄소(CO₂) 환산 2만6000톤을 초과하는 기업은 ETS에 참여해야 한다. 추가로 1500개 기업이 이번 규제 대상이 포함되면서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 ETS에는 약 45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2200여 개의 전력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중국 당국은 ETS 시장에 석유화학, 비철금속, 제지, 항공 등 고배출 산업을 추가로 포함하여 2030년까지 중국 배출량의 70%를 관리할 계획이다. 이미 해외 선주들에게 특정 항해의 탄소 배출량 보고를 요구함으로 해운산업에 대한 규제적용에 돌입했다. 

 

톤당 4만원도 예상…CBAM 대응, 관건은 유상할당 도입

베이징 공과 대학교가 지난 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탄소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 2030년에는 200위안(약 4만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격만 놓고 보면 중국이 EU CBAM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EU의 탄소 배출권 가격은 2024년 기준 평균 66유로(약 10만원)이며, 2030년까지는 150유로(약 22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2030년 최대 전망치가 현재 EU 탄소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기업들이 ETS로 인해 탄소배출량을 빠르게 줄인다면, 유럽의 무역장벽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 ETS가 2005년 시작된 후 참여 기업들의 배출량이 41% 줄었다. EU 총배출량은 28%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관건은 유상할당 비중이 어느 정도가 될지다. 돈을 주고 탄소배출권을 사야 하는 유상할당은 EU의 탄소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높이고,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데 일조한 주요 장치다.

EU는 무상할당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업종별로 감축여건을 고려해서 발전 100%, 산업 70%, 항공 30% 정도로 비율을 차등적으로 적용했다. 반면, 한국은 유상할당 비율이 10% 정도이고, 탄소배출권 가격이 1만원을 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 ETS는 1단계인 2026년까지 모든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하고 2단계인 2027년부터 이런 글로벌 환경을 고려하여 유상할당의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