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탄소 배출 국가인 중국이 국가 차원의 ETS 시장을 열었다. 중국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가 16일 오전 9시 30분 톤당 48위안(8467원)으로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 국영 TV 채널 CCTV에 따르면, 첫 거래는 16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톤 당 52.78위안(9310원)에 체결됐다. 로이터는 "국가 탄소배출권 통합시장의 탄소 시작 가격은 2020년 중반에 배출권 거래를 시작한 7개 시범 시장 평균 가격보다 높지만, 유럽연합(EU)의 ETS 평균가인 50유로(6만7360원)에 비해서는 한참 낮다"라고 지적했다. 7개 시범 시장  평균 탄소 가격은 톤당 40위안(7056원)이다. 

 

2225개 발전기업 먼저 거래 이뤄져 

중국 정부는 지난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 이를 달성 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시장 원리에 기초한 탄소 배출량 감축 수단인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키로 했다. 

2011년 베이징, 텐진, 상하이, 충칭, 광둥, 후베이, 선전 등 7곳을 시범 거래소로 지정하고 2013년부터 지역별로 거래소를 운영해왔다. 이번에 전국 통합거래소가 출범하면서 중국 전체의 탄소배출권 거래가 곳으로 통합된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개장 입장을 밝혔지만 배출권거래제 도입은 여러 차례 연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 때문에 수 차례 정식 개장이 미뤄졌다고 한다. 이달 한 전력회사가 발표한 배출량 정보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통합거래소에서 가장 먼저 거래가 이뤄지는 분야는 2225개의 발전기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 발전기업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전세계 화석에너지의 7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향후 3~5년 안에 탄소 배출이 많은 석유화학, 화학공업, 건축자재, 철강, 비철금속, 제지, 국내항공 등 7개 업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유럽연합보다 더 규모가 큰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 거래소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자오잉민(趙英民) 중국 생태환경부 부부장(차관)은 14일 중국 국무원 정책 브리핑에서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한 작업이 모두 끝났다"며 "전세계 최대 온실가스 거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거래소의 탄소가격은? 8400원

한편, EU 집행위는 “2026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산업에 더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기준과 규제를 적용하고, 오염원에 대한 탄소가격과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강력한 규제를 포함한 정책 '핏 포 55'를 14일 발표했다. 더 엄격해진 EU의 탄소 관련 기준에 따르면, EU는 중국의 탄소 가격 48위안(8467원)을 너무 낮다고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은 지난 4월 ‘중국 탄소중립 목표 제시: 탄소시장 전망과 특징’ 리포트에서 "향후 10년간 중국 탄소 거래 평균가격이 전체적으로 완만한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트라는 중국은 지난 7년간 탄소 거래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베이징의 평균 탄소 거래 가격이 다른 7개 시범 시장보다 지속해서 높게 책정됐고 2020년 평균 거래 가격은 톤당 91.81위안(1만6188원)까지 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베이징 평균 탄소 거래가격이 다른 시범시장 가격을 상회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급격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트라는 “기업의 에너지 절약, 탄소거래 시장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14일 “정부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국제무역규범의 원칙을 해치지 않도록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중국 등 관련국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탄소국경세로 인해 악화될 수출 환경 악화를 국제공조로 풀 것을 요청했다.  

한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 제안으로 2016년 시작된 탄소가격제 포럼은 매년 한·중·일 3국이 자국 배출권거래제 현황과 특징을 공유하고 동북아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해왔다. 중국의 탄소배출권 시장 가격이 다음 탄소 가격제 포럼에서도 새롭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리서치·컨설팅업체 로듐그룹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총량의 27%로, 4분의 1이 넘는다. 배출량 2위인 미국은 전 세계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인도 6.6%, 유럽연합(EU) 6.4% 등이다. 

OECD는 15일 발표한 7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가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국인 중국은 내년 원유 수요 증가로 배출권 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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