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수익성 악화로 美 태양광 사업 일부 분사

- BP, 태양광 라이트소스 미국 사업부 분사 - 3분기 이익 30% 감소…천연가스 눈여겨봐야

2024-10-31     송준호 editor

글로벌 정유사 BP는 29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태양광 합작사인 라이트소스BP의 미국 사업부를 분사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BP는 앞서 지난 24일 라이트소스BP의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이번 분사는 지분 인수 직전에 이뤄졌다.

 BP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머레이 오친클로스 CEO./홈페이지

 

BP, 태양광 라이트소스 미국 사업부 분사

BP는 라이트소스BP의 2.4GW(기가와트) 규모 운영·건설 자산을 새 합작법인으로 넘긴다. 이 법인은 BP와 라이트소스BP 창업자와 경영진이 공동 소유한다.

로이터 통신의 한 소식통은 "미국 태양광 사업 가치가 급락하면서 양측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케이트 톰슨 B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라이트소스BP 지분을 매각해 투자 부담과 부채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BP는 라이트소스 지분 50.03%를 4억파운드(약 7188억원)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21억파운드(약 3조7720억원)의 부채가 생겼다.

라이트소스BP 매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BP는 2020년부터 추진해 온 탈석유 전략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재생에너지 수익은 줄고 석유와 가스 수익이 늘어난 탓이다. 주주들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60% 줄일 것을 요구했다. BP는 이미 미국 해상풍력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태양광 사업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3분기 이익 30% 감소…천연가스 눈여겨봐야

BP의 CEO 머레이 오친클로스는 천연가스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친클로스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AI 기업들의 에너지 수요가 폭증하면서 천연가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천연가스 가격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분기 이익이 30% 급감한 이유로 석유 수요 부진을 꼽았다. 오친클로스는 "중국 경기 침체로 세계 석유 수요가 줄어 정제 마진이 크게 떨어졌다"며 "2024~2025년 세계 석유 수요는 평균 성장률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분기가 힘들었고, 4분기 출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오친클로스는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를 모두 갖춘 BP가 변화하는 에너지 시장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취임 후 탈석유 전략을 약화시키고 석유·가스 부문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BP는 넷제로 목표도 낮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