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BP가 해상풍력 사업의 지분을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단독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네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BP가 해상풍력 사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와 협력해 해상풍력 발전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BP의 CEO인 머레이 오친클로스(Murray Auchincloss)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집중을 축소하고자 벌여온 최근의 노력과 일맥상통한다.
이 회사는 2020년에 처음 시작한 에너지 전환 전략과 관련해 주주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수익은 줄고 석유와 가스 마진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BP의 주주들은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60% 줄일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 같은 주변의 압박으로 인해 BP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투자에서 자사의 몫을 줄이고 싶어한다고 두 소식통은 말했다. BP 대변인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BP는 현재 운영 중인 해상풍력 발전소가 없다. 해상 사업은 영국, 독일, 미국, 아시아에서 진행 중이다. 6월 말 기준 9.6기가와트(GW) 용량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BP는 독일에서 4GW 용량의 두 공장을 개발, 건설 및 운영할 권리를 획득했다. BP는 프로젝트가 다음 10년 내에 가동되면 20년 동안 67억유로(약 9조9600억원)를 지불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영국에서 BP는 파트너인 EnBW와 함께 아일랜드해와 북해에 3개의 풍력발전소를 개발하고 있으며, 총 발전 용량은 5.9기가와트다. 미국에서 BP는 노르웨이의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와 함께 뉴욕 주에 미국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하나인 엠파이어 윈드 2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수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후 계약을 취소했다.
이번 매각은 예견된 사실.. 고마진 사업에 집중할 것
사실 이번 매각은 이미 예견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이터는 지난 6월에 소식통을 인용하여 이 회사가 새로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BP는 미국 육상 풍력 사업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BP는 수익성이 낮은 미국 내 풍력 사업을 정리하고 태양광 에너지 발전 자회사인 라이트소스(Lightsource)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BP가 매각을 완전히 완료하면 라이트소스의 지분 역시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회사들도 해상풍력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거나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이는 해상에서 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풍력 발전소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호주의 다국적 금융기업 맥쿼리 그룹(Macquarie)는 해상풍력사업부인 코리오 제너레이션을 매각하기 위해 자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 개발업체인 오스테드는 올해 초에 미국 뉴저지 주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오션윈드(Ocean Wind) 1과 2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노르웨이에서 진행하려던 풍력 프로젝트를 포기한 바 있다.
경쟁사인 셸(Shell)은 1월에 와엘 사완(Wael Sawan) CEO가 취임한 이후 에너지 전환 전략을 늦추고, 전력 및 재생에너지 사업을 매각 하고 해상풍력, 바이오연료, 수소 등의 프로젝트를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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