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X랩, AI 기반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진출
- AI로 분자까지 분석...재활용 혁신 이끈다 - AI 시대 맞춰 조직 개편...외부투자로 사업 가속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AI 기술로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진출한다. 구글의 혁신기술 연구소 X는 15일(현지시각) AI 기반으로 플라스틱 순환경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X랩은 지난 1월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외부 투자 유치로 전환했다. 알파벳은 AI 중심 체제 개편을 위해 하드웨어와 엔지니어링 부문 수백 명을 구조조정 했다. 이번 발표는 X가 구조조정을 진행한 후 공개한 주요 AI 기반 프로젝트다.
부산에서 오는 25일 개최되는 UN 플라스틱 협상을 앞두고 기업들이 관련된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빅오일인 엑손모빌도 21일(현지시각)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28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AI로 분자까지 분석...재활용 혁신 이끈다
X의 디렉터이자 이번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은 레이 바나타오는 "폐기물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분자 단위의 재고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미디어 트렐리스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AI와 초분광 이미징 기술로 재활용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 플라스틱을 분자 단위까지 실시간 분석한다.
바나타오는 "전자기 스펙트럼 전반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초분광 이미징으로 1분에 수천 개의 물체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몇 년 전까지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처리하고 머신러닝을 적용해 통상 20년 걸리는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X는 2021년부터 미국 폐기물 관리업체 리콜로지(Recology)와 협력해왔다. 연구진들은 식품용기 등 재활용이 까다로운 제품을 분석했고, 적외선 스캐너로 가정 쓰레기를 직접 측정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AI 시대 맞춰 조직 개편...외부투자로 사업 가속화
X는 2010년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한 혁신 기술을 개발해온 비밀 연구소다. 미국의 달 착륙처럼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추구한다고 해서 문샷 팩토리(Moonshot Factory)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자율주행차인 웨이모가 있다.
올해 1월 AI 중심 체제로 전환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알파벳의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구조조정 시기,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엄격한 예산을 책정하여 프로젝트 리더들도 연일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조조정은 알파벳의 전반적인 비용 효율화와 AI 중심 체제 개편의 일환이었다. 특히 X랩이 혁신적 기술 개발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있는 사업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평가가 작용했다.
그동안 X의 혁신 프로젝트들은 알파벳 산하 독립 벤처(Other Bets)로 분사되는 구조였으나, 알파벳이 수용할 수 있는 벤처 수가 제한적이어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새로운 구조에서는 더 많은 프로젝트가 알파벳과 외부 투자자의 지원을 받는 독립 기업으로 분사될 전망이다.
X의 CEO인 아스트로 텔러는 당시 “벤처캐피털, 패밀리오피스, 국부펀드 등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기반 자본을 조달하겠다”며 “이 자본으로 독립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텔러 CEO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플라스틱 제조사부터 소비자, 재활용 센터까지 전체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한다"며 "100% 해결할 수 있다.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많이 진전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X는 이번 기술을 플라스틱에 그치지 않고 철강, 콘크리트, 배터리, 전자제품, 섬유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소재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