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아시아 첫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발행량 50% 확대에도 3배 청약
- SLB, 배출량 30% 감축 목표 달성 못 하면 금리 올라 - 지속가능성은 우리의 세일즈 포인트...내년 5조원 추가 발행
태국이 아시아 국가 최초로 지속가능연계채권(SLB) 발행에 성공했다. 태국 국채관리국(PDMO)은 29일(현지시각) 처음 발행한 15년물 SLB가 200억바트(약 8130억원)에서 300억바트(약 1조2200억원)로 50% 증액했음에도 2.8배의 청약을 기록했다고 ESG투데이가 보도했다.
이번 발행은 글로벌 SLB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2021년 연간 900억달러(약 126조원)까지 치솟았던 글로벌 SLB 발행 규모는 올해 2분기 80억달러(약 11조원)로 급감했다.
SLB, 배출량 30% 감축 목표 달성 못 하면 금리 올라
파차라 아눈타실파 태국 국채관리국장은 "태국이 칠레,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SLB를 발행한 정부가 됐다"고 말했다고 현지 미디어 방콕포스트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채권은 연 2.7% 금리가 책정됐으며, 생명보험사와 펀드, 금융기관, 증권사, 자산운용사, 외국인 투자자 등이 참여했다고 PDMO는 전했다.
국채관리국은 지난달 19일 수요예측(book building, 북빌딩) 과정에서 553억바트(약 2조원)의 매수 주문이 몰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초 발행 예정액인 200억바트(약 8130억원)의 2.76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SLB는 발행 기관이 정한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하면 금리가 오르는 채권이다. 태국 정부는 SLB의 핵심성과지표(KPI)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통상적 수준(Business as Usual, BAU) 보다 30% 감축하고, 무공해 승용차와 픽업트럭 신규 등록을 연 44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채권의 목표가 UN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DNV 태국법인이 독립 검증기관으로서 인증했다. 국채관리국은 목표 달성 과정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속가능성은 우리의 세일즈 포인트...내년 5조원 추가 발행
PDMO는 내년에 1300억바트(약 5조원) 규모의 SLB를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월 태국이 SLB 발행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 스레타 타비신 총리가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주요 세일즈 포인트로서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홍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블랙록과 인테사 상파울로와 같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SLB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눈타실파 국장은 이번 발행을 두고 "SLB가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태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장기 지속가능성 추구에 대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관리국은 연내에 청정에너지 교통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위한 지속가능대출도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