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투자자, 은행의 기후 목표 약화에 대응해 탄소중립공약 확인 요구
글로벌 은행들이 하나둘씩 기후 목표를 완화하자 투자자들이 탄소 중립에 대한 의지를 확인받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 최대 은행인 HSBC의 투자자들은 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2030년 기후 목표 재도입을 촉구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인디펜던트, 환경 미디어 에디 등이 보도했다.
책임투자 비영리단체 셰어액션(ShareAction)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초 HSBC가 주요 기후 목표를 약화한 것에 대해 30명의 투자자가 서명한 성명서를 낭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명서에 서명한 이들은 셰어액션을 비롯해 영국 국가퇴직연금신탁 네스트(Nest Corporation), 영국 교육기관인 트리니티 칼리지 케임브리지(Trinity College Cambridge), 영국의 투자사 라스본스 그룹(Rathbones Investment Management) 등이다.
HSBC는 지난 10월,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를 임원 위원회에서 해임하고, 올해 2월에는 수정된 기후 목표와 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임명된 새로운 CSO 줄리안 웬첼(Julian Wentzel)은 “화석연료에 대한 부정적 편경을 끝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책임주의 투자자들, HSBC가 탄소중립의지 안보이면 침묵하지 않을 것
셰어액션의 은행 프로그램 책임자인 잔 마틴(Jeanne Martin)은 “투자자들은 HSBC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의 사임과 은행의 개정된 배출 목표를 이유로 기후 변화 약속을 철회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는 HSBC가 새로운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기후 변화에 대한 리더십을 보여줬지만 투자자들은 현재 은행이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HSBC는 지난 2022년 주요 글로벌 은행 중 처음으로 신규 석유, 가스전 개발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고, 에너지 기업들에게 탈탄소 계획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졌다며 지난 2월 넷제로 목표를 20년 연기해 2050년으로 수정해 내놓았다.
더 나아가 지난 1일(현지시간) HSBC 회장 마크 터커(Mark Tucker)가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말 사임 의사를 밝혀 이러한 변화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터커 회장은 은행의 급격한 축소를 감독하고 미중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투자자들은 HSBC가 기존의 기후 진전을 기반으로 한 약속을 확인하고 주주들과 대화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은행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HSBC 이사회는 주주총회에서 셰어액션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