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연합 보고서, "데이터센터 전력소비, 전체 전력 증가율보다 4배 빨라"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전체 전력 소비 증가율보다 4배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 소속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평균 1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TU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200개 주요 디지털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평가한 디지털 기업들은 약 581TWh의 전기를 소비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 세계 전력 수요의 2.1%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전력 데이터를 보고한 164개 기업 중 10개의 기업이 이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공지능의 급속한 성장이 전 세계 전력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전체 전력 소비량 증가보다 4배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AI에 대한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배출량이 가장 많은 AI 시스템의 탄소 배출량은 연간 최대 1억 226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블룸버그 NEF 연례 보고서에서도 향후 10년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누적 탄소배출량이 약 35억톤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2023년 기준 탄소 배출량 아마존 182%, MS 155%, 메타 145% 증가
보고서 분석 결과, 아마존(Amazon)의 탄소 배출량이 3년 전 대비 2023년에 1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155%, 메타(Meta)가 145%, 알파벳(Alphabet)이 138%로 그 뒤를 이었다.
아마존은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를 포함해 무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등 운영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사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전력 절감률을 두 배로 늘리고 데이터센터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기존 냉각 시스템 대신 칩 수준의 액체 냉각 설계로 전환하고 있다는 내용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한바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보다폰 같은 디지털 기업들은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주요 기업 전력 구매(PPA)를 체결 중이다.
특히 구글은 지난 4월, 아시아 최초로 지열발전을 활용한 기업 전력 구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국제전기통신연합은 많은 수의 디지털 기업이 배출 목표를 설정했지만, 이러한 야심찬 목표가 아직 실제 배출 감소로 완전히 이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AI의 긍정적인 면도 부각 중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AI가 유발하는 탄소 배출 문제와는 별개로, AI 자체가 오히려 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4월, AI 솔루션을 확산할 경우 데이터센터가 유발하는 전체 탄소배출보다 더 많은 감축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IMF는 보고서 ‘전력 부족: AI가 에너지 수요를 어떻게 주도할 것인가’를 통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인공지능이 세계 경제 생산량을 연간 약 0.5% 증가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친환경적인 에너지 정책이 도입된다면,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3기가톤으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산하 그랜덤 기후변화 및 환경연구소는 전력, 식량, 운송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저탄소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할 경우, 전체적인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