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반기 탄소 배출 1% 감소…석탄 사용량은 20% 급증
중국의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탄소 배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줄었다. 이는 태양광·풍력 발전 확대와 경기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영국의 비영리 기후 연구단체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는 21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전했다.
카본 브리프는 전체 탄소 배출량은 줄었지만, 석탄 화학 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새 배출원으로 떠올라 2030년 감축 목표 달성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력·철강·시멘트, 배출 감소 견인…청정에너지, 전력원 비중 40% 차지
중국의 전력 부문은 상반기에 배출이 3.2% 감소했다. 배출 감소에는 발전원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청정에너지 비중은 전체 전력 생산의 40%로 전년의 36%에서 상승했다. 청정에너지 발전량 증가분은 270TWh(테라와트시)로 전력 수요 증가분인 170TWh를 크게 웃돈 것으로 확인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은 처음으로 수력 발전을 넘어섰고, 원자력은 네 번째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은 올해 전체적으로 270~380GW(기가와트)의 태양광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독일과 영국의 전력 수요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풍력도 하반기에 설비 증가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 사용량은 3.4% 감소했고 가스 사용량은 6% 증가했다.
철강과 시멘트 부문도 각각 3%, 4%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 투자가 11% 감소했고 신규 착공 면적도 20% 줄면서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다만 철강산업의 주요 감축 방법인 전기로(EAF) 비중은 9.8%로 오히려 하락해, 정부가 제시한 올해 목표치 15%에는 크게 미달했다. 이는 배출 감축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석탄 사용량 20% 급증…전력 감축 효과 상쇄
반면 화학 산업이 배출량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석탄을 연료와 원료로 사용하는 공정의 소비량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고, 2024년에도 이미 10% 증가한 바 있다. 이 부문은 전력과 철강에서 줄어든 석탄 소비를 상쇄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석탄 화학 산업이 지난해 6억9000만 톤의 탄소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석유 기반 화학 공정보다 약 4억 톤 이상 많은 수치로, 중국 전체 배출량의 6%에 해당한다. 이 산업은 2020~2024년 동안만 중국 전체 배출을 약 3% 끌어올린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석탄 화학 산업은 2025~2029년 동안 매년 3700만 톤 규모의 석탄 전환 설비를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산업 전체 배출은 40% 이상 늘어날 수 있으며, 연간 최대 2억5000만 톤의 탄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투자 절반 이상이 신장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 차원의 환경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중국은 2025년 총배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14차 5개년 계획(2021~2025)에서 제시한 탄소집약도 개선, 석탄 소비 억제, 전기로 비중 확대 등 핵심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배출량 탓에 회복세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카본 브리프는 재생에너지 급성장이 배출 감소를 이끌고 있지만, 석탄 화학 산업의 확산이 구조적 리스크로 자리 잡고 있다며 향후 15차 5개년 계획(2026~2030)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서 보다 높은 감축 목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