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 위기, 철강 탈탄소화 목표까지 '흔들'
- 한국 철강 탈탄소화 투자, 주요국 대비 크게 뒤쳐져...수출 경쟁력 약화될 것
중국 내 부동산 위기가 중국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진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중국의 2025년 철강 탈탄소화 목표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2년 7월 중국 정부는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생태환경부 3개 부처 공동으로 ‘산업 분야 탄소 배출 피크 달성 이행 계획(工业领域碳达峰实施方案)’을 발표, 2025년까지 전기로 생산 비중 15% 이상 확대 등 주요 고배출산업의 탈탄소화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전기로(EAF)는 재활용 철강(스크랩)이나 직접환원철(DRI)을 전기로 고온을 발생시켜 녹이는 방식을 말한다. 고로(용광로)에 철광석과 코크스(석탄의 일종)을 투입,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직접환원철이란 철광석에 코크스가 아닌 천연가스나 기타 촉매제를 투입해 산소를 제거하여 만들어낸 철을 말한다.
중국 부동산 위기, 철강 탈탄소화 목표까지 '흔들'
중국 경제를 불황으로 이끈 부동산 위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월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중국 4위의 부동산 기업 '완커(VANKE)’도 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주요 원인은 공급과잉, 가격 거품, 정부 규제 강화 등 복합적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다른 산업에도 연쇄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산업이 대표적이다.
2022년 수립된 중국 정부의 철강 탈탄소화 주요 전략은 전기로(EAF) 비중의 확대다. EAF는 주로 건설용 철강 생산에 집중돼 있었는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자 자연스럽게 가동률도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EAF의 평균 가동률은 49%로 2023년 54%에서 5% 하락했으며, 이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철강산업은 중국 전체 배출량의 15%를 차지한다. 철강 탈탄소화가 중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에 매우 중요한 이유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로(EAF) 생산 비중을 15% 이상 달성하겠다고 목표했으나, 올해 이를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는 2023년 기준 중국 철강 생산량에서 전기로(EAF)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9%에 불과했다며, 이를 15%로 높이겠다는 당초 목표는 처음부터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글로벌 철강 규제는 날로 강화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사실상의 탄소세를 요구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 중에 있으며, 미국 바이든 대통령 또한 지난 4월 의회를 상대로 중국산 금속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촉구한 바 있다. 로이터는 오는 20일(현지시각) 백악관으로 복귀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산 철강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이는 이미 과잉생산과 낮은 국내 수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철강 산업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철강 탈탄소화 투자, 주요국 대비 크게 뒤쳐져...
수출 경쟁력 약화될 것
철강 탈탄소화가 미진한 것은 중국만이 아니다. 기후솔루션은 우리 정부의 철강 탈탄소화 지원금이 주요국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BAM 등 글로벌 무역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철강 탈탄소화에 총 2685억원을 지원했으나, 이중핵심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는 총 지원금의 약 10% 수준인 269억원만이 배정됐다. 대부분의 예산은 기존 설비 개선 작업에 투입돼 탄소 감축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DRI 생산 방식 중 하나로,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여 순수한 철을 얻기 위해 수소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EAF와 함께 철강산업 탈탄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반해, 독일은 약 10조2000억원, 일본은 약 4조491억원, 미국은 약 2조100억원, 스웨덴은 1조4471억원을 철강 탈탄소화에 투자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정부 지원 예산으로는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시점까지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며, 기초적인 기술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2025년 이후 사용할 실증 설비 및 상용화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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