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자연자본공시포럼, TNFD 공시 흐름과 글로벌 기업 대응 전략 공개

2025-10-01     송준호 editor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3차 자연자본공시포럼’을 열고 TNFD(자연관련 재무공시 태스크포스)의 국제 동향과 기업 사례를 공유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자연자본 공시가 사회공헌의 차원에 머무는 게 아니라 기업의 회복탄력성과 재무 리스크 관리에 직결되는 핵심 의제로 부상했음이 강조됐다. 행사 2부에서는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한국 기업들이 직접 사례를 발표해 국제적 흐름과 기업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제3차 자연자본공시 포럼/임팩트온

 

TNFD, 글로벌 도입 확산…‘자연 관련 공공 데이터 시설’ 내년 출범 예고

TNFD는 현재 50여 개국에서 600개가 넘는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약 20조달러(약 2경8000조원) 규모의 자산이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응답 기관의 78%는 기후공시와 자연공시를 통합해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밀리 맥킨지 TNFD 기술 이사는 “투자자들은 이제 자연자본 리스크를 재무적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자연은 기업의 회복탄력성과 미래 현금흐름의 문제”라고 말했다.

TNFD는 기업 공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히는 데이터의 품질과 시의성, 그리고 활용 권한(라이선스)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자연 관련 공공 데이터 시설(NDPF, Nature-related Public Data Facility)을 2026년에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연구기관이나 NGO가 보유한 생태 데이터는 종종 ‘연구용 한정’이나 ‘별도 계약 필요’ 같은 조건이 붙어 있어 기업이 공시용으로 바로 활용하기 어렵다. NDPF는 이런 데이터를 모아 공공재처럼 제공하고, 국제 공시 기준과 호환되게 정리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캐서린 아머 TNFD 데이터 이니셔티브 이사는 “NDPF는 연구기관, NGO,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모아 기업과 금융기관이 신뢰할 수 있게 제공하는 체계”라며 “데이터 제공자가 안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신탁구조를 도입하고, 국제 공시 기준과도 호환되게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코넬리 TNFD 데이터 과학·분석 이사도 “파일럿에서 120개 이상의 데이터셋을 시험하며 운영 구조를 검증했고, 이를 기반으로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린·CTCI·CDL·ADM·포스코, 자연자본 리스크 관리 사례 공유

이번 포럼 2부에서는 일본 식음료 기업 기린홀딩스, 대만 건설·엔지니어링 기업 CTCI, 싱가포르 부동산 기업 CDL, 홍콩 자산운용사 ADM캐피털, 포스코 등 국내외 기업들이 직접 사례를 발표했다. 이들은 LEAP 방법론을 토대로 자사 사업장과 공급망에서 자연자본 리스크와 기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구체적으로 공유했다.

요시카와 소스케 기린홀딩스 시니어 매니저는 “우리는 단순히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긍정적 영향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며 2022년 세계 최초로 LEAP 기반 보고서를 발간하고, 2024년에는 원료별 리스크와 기회를 상세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콜로라도 물 부족 문제와 스리랑카 농민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사회와 협력해야 실질적인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조앤 호 CTCI그룹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는 “수자원이 우리 사업에서 가장 큰 잠재적 리스크”라며, 2018년부터 TCFD를 적용하고 2022년부터는 TNFD를 도입해 두 제도를 통합한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사 주변 하천을 대상으로 수처리와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NGO와 시민사회와 협력해 지역 단위의 생태계 보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실라 탄 CDL 지속가능성 매니저는 “보유 데이터부터 활용해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자산을 평가했고, 도시 생물다양성 회복 프로젝트로 이어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기존 자료를 시작점으로 삼아 실행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드레이 언더힐 ADM캐피털 자연 비즈니스 스페셜리스트는 “기업 활동의 3분의 2가 자연에 의존한다”며 “우리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ESG KPI와 여신 조건을 연계해 리스크와 기회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많아 LEAP 분석을 지원하며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위은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포스코는 200여 개 사업장의 위치와 자연에 대한 의존도, 영향을 평가해 우선 관리 사업장을 도출했다”며 “데이터 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현장 검증과 생태 전문가 자문을 병행했고, 향후 공급망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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