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넥스트에라, 아이오와 원전 재가동 추진…AI 전력 수요로 원전 부활

2025-10-30     홍명표 editor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멈춰 있던 미국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이 추진되고 있다. 로이터는 27일(현지시각) 구글과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미국 아이오와주 듀안 아놀드 원전(Duane Arnold Energy Center) 재가동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넥스트에라 에너지의 원전 모습/홈페이지

 

구글, 25년 장기 전력구매계약 체결…2029년 재가동 목표

이번 협약에 따라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2020년 운영을 중단한 듀안 아놀드 원전을 다시 가동하며, 구글은 발전된 전력을 향후 25년간 구매하기로 했다. 재가동은 2029년 초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발전 용량은 615MW(메가와트)에 달한다.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이 과정에서 발전소의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공동 소유주인 센트럴 아이오와 파워협동조합(CIPCO)과 콘벨트 파워협동조합(Corn Belt Power Cooperative)의 잔여 30% 지분도 인수할 예정이다.

구글은 이번 계약으로 자사 클라우드·AI 인프라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동시에 2030년까지 ‘24시간 탄소중립 전력(24/7 Carbon-Free Energy)’ 목표 달성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구글은 2010년 이후 전 세계에서 170건 이상의 청정에너지 구매계약(PPA)을 체결해 총 22GW 이상의 전력을 확보해 왔으며, 최근에는 태양광·풍력 중심에서 지열·핵융합·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기술 범위를 넓히고 있다.

넥스트에라 에너지의 존 케첨(John Ketchum) 회장 겸 CEO는 “듀안 아놀드 재가동은 넥스트에라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구글과의 협력이 아이오와에 원자력을 다시 불러올 뿐 아니라 차세대 원자력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전력 갈증’에 되살아나는 원전…ESG·투자 지형 변화 예고

듀안 아놀드 원전은 1975년 준공돼 45년간 가동됐던 아이오와 유일의 원전으로, 2020년 태풍 피해와 노후화로 문을 닫았다. 이번 구글-넥스트에라 협약은 미국 내에서 진행 중인 세 건의 원전 재가동 사례 중 하나로, 기술 기업이 직접 전력 구매를 주도한 점이 특징이다.

ESG투데이에 따르면,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이미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로부터 전력망 연결권 유지에 필요한 규제 면제를 확보했으며,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도 운영 재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총투자비는 약 16억달러(약 2조2944억원)로 추산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잇따라 원전, 핵융합, 소형모듈원전 기술에 투자하면서 원자력이 다시 ESG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루스 포랫(Ruth Porat) 사장은 “이번 협력은 안정적이고 청정한 전력을 확보하면서도 경제성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투자 모델”이라며 “AI 경제를 이끄는 인프라 확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