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 공시 표준 최종안 발표…상호운영성 고려해 용어만 미세조정

2023-06-28     송준호 editor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26일(현지시각) 지속가능성 및 기후 관련 보고를 위한 글로벌 표준 최종안을 공식 발표했다. 발표된 공시 표준은 IFRS S1(지속가능성 관련 재무 정보 공개를 위한 일반 요건)과 IFRS S2(기후 관련 공개)다.

ISSB는 지난 2월 S1과 S2 최종안을 확정되고, 신흥국·개도국·소규모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을 보완하는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거듭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한 후 6월에 발표하기로 예고한 바 있다.

에마뉘엘 파버 ISSB 이사회 의장은 “세계 자본시장을 위한 첫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18개월 넘게 치열하게 노력했다”며 “1400건 이상의 의견서를 받았고 전면적인 수정보다는 일부 개념과 표현에 대해서만 미세한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의무 원칙1년 유예, 사업보고서와 동시 공시 원칙도 그대로 유지된다.

에마뉘엘 파베르 ISSB 의장

 

IOSCO 승인 기대…공시 표준간 상호운영성이 관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유럽 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이 발표한 공시 표준과 더불어 소위 3대 공시 표준으로 불리는 ISSB의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은 범용성과 상호 운영성으로 인해 주목 받고 있다. 

ISSB는 G20의 지지와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의 승인을 바탕으로 공시 표준을 만들었기에 이 표준이 글로벌 사회에서 영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지윤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140여개 국가가 채택한 글로벌 회계 기준이라는 점에서 ISSB 기준안이 기업, 투자자, 금융시장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ISSB와 IOSCO는 공시 표준을 내기 위해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IOSCO는 지난해 3월 ISSB가 공시 표준 초안을 공개하자마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일관되고 비교가능한 정보 공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ISSB 표준 후속 개발 속도에 맞춰 최종 표준안을 빠르게 승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폴 세르베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위원장은 이번 최종안 발표에 대해 “IOSCO의 승인을 받으면 ISSB 기준이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파버 의장도 IOSCO 위원장의 발언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파버 의장은 “170개 이상의 국가 시장 규제기관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IOSCO의 승인을 받으면 여러 국가와 양자 및 다자간 교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IOSCO는 승인 기준으로 다른 공시 기준과의 상호운영성을 중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호운영성은 EU의 지속가능성 보고표준(ESRS)과 미국 SEC의 기준 등 공시 기준의 항목이 달라도 동일한 내용의 공시를 요구한다는 의미다. 

파버 의장은 그린비즈, 파이낸셜 타임즈 등 해외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EU는 자체적인 공시 기준을 활용하고, 미국 SEC는 공시 표준의 발표를 10월로 연기한 상황이라 (상호운영성을 보장하기에는) 이상적이기만 상황은 아니다”라며 “ISSB는 공시 표준의 상호운영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시 용어를 정리한 디지털 택소노미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ISSB의 다음 과제, 이행 지원 및 공시 영역의 확장

파버 의장은 최종안은 확정된 초안에서 크게 변경된 사항은 없지만, 공시 기준에 더 빠르게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은 정보 공시에 적용해야만 활용할 수 있는 언어로서 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SSB는 전환이행그룹(Tranition Implementation Group, TIG)과 역량강화 이니셔티브를 창설했고, 전 세계 국가 및 기업들과 협력하여 ISSB 기준의 도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환이행그룹은 기준 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분석하고 논의하여 기업이 이를 잘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역량강화 이니셔티브는 ISSB 기준을 잘 적용하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한국회계기준원의 공식 자문기구인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도 국내 기업들이 ISSB 표준을 잘 도입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KSSB는 7월 중 S1과 S2의 핵심 요약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12월 중에 최종 국문 번역본을 제공할 계획이다. 8월과 10월에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IFRS S1, S2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지속가능성 보고 세미나 및 KSSB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ISSB의 다음 과제는 공시 기본 표준이 되는 S1과 기후 부문의 공시 표준인 S2를 넘어 S3, S4로 공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ISSB가 확대할 공시 부문은 ▲생물다양성 ▲생태계와 생태계 서비스 ▲인적자원 ▲가치사슬 내 인권 네 가지다. 공시 기준의 명칭은 적용되는 순서에 따라 S3, S4로 오름차순으로 표기된다.

공시 부문은 9월 1일까지 공개 의견을 받고 논의를 거쳐 표준을 개발할 우선순위를 설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