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탐사대】 2024년 시행되는 국내 청정수소 인증제... 현재 진척은 어디까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와 임팩트온은 올해 '그린워싱 탐사대 2기'를 운영한다.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청년 기자단을 중심으로, 이들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지난 4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약 70여 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청정수소 인증제 설명회가 열렸다. ‘청정수소 인증제’는 수소를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고,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로 2024년 시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청정수소 인증 제도 수립을 통해 청정수소 보급이 확대되고, 2026년부터 전세계 각국에 도입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긴밀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송한호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청정수소 인증을 받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수소 1kg당 탄소 4kg 이하(4kgCO₂eq/kgH₂)로 제시했다. 주요국 청정수소 배출량 기준은 미국이 4kgCO2eq/kgH2, 유럽연합이 3.38kgCO2eq/kgH2, 일본이 3.4 kgCO2eq/kgH2다.
송 교수는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해 수소의 원료 조달 시 선박에서 나오는 배출량 등은 산정범위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한다”라고 전했다. 또 송 교수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통해 생산하는 그린수소, 화석연료로 생산한 그레이수소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CCUS) 기술을 적용하여 생산한 블루수소 등 수소 생산 유형별로 배출량 산정 방법을 달리 하는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라고 전했다.
국내 수소융합 얼라이언스 H2KOREA의 이혜진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의 청정수소 지원방안을 차액과 정액, 두 가지 지원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초기 청정수소의 부족한 경제성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독일, 일본 등은 각국 상황에 맞는 차액 지원 방식을 설계ㆍ발표했으며, 미국은 IRA를 통해 정액 지원 방식의 지원을 추진한 바 있다.
산업부는 추후 운영고시 제정을 통해 제도의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을 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청정수소 인증제도 현황
미국, 영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국들은 이미 청정수소 인증제도를 시행 중에 있다. 이들은 수소를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등 저장부터 운송까지를 포함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기준으로 수소의 등급을 매겨 청정수소를 인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2026년부터 EU로 수입되는 물품에 탄소국경세를 부과한다. CBAM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기 및 수소 6개의 범주 제품에 적용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IRA 시행을 통해 청정수소 생산세액 공제와 인프라 조성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IRA에 따르면 미국은 그린수소에 대해 1kg당 최대 3달러(약 3880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블루수소는 4kg 이하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경우에만 최대 0.6달러(약 776원)를 공제할 예정이다.
아직 국내에서 수소의 생산 여건이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청정수소나 암모니아 공급물량을 확보하려는 국내 수소 기업들에게 미국은 매력적인 공급처로 여겨진다. 특히 현재 거론되고 있는 청정수소 인증제가 국내 수소 생산에 딱히 이점을 제공하지 않은 것도 국내 기업들이 미국 진출에 더 큰 관심을 가지도록 한 계기가 됐다.
실제로 최근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암모니아 최대 생산 기업인 미국 CF 인더스트리스와 미국 내 청정 암모니아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내 암모니아 생산을 통해 한국으로의 청정수소 공급을 추진하고, 현지에서 생산된 청정 암모니아를 국내로 들여와 전력 생산, 암모니아 선박에 공급하는 벙커링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수소 상용화를 위해 15년간 15조엔(약 140조원)의 정부 지원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할 것을 예상해 2030년까지 수소 가격을 현재보다 3분의 1 낮출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지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기자
김수지 청년기자는 성신여자대학교 청정융합에너지공학과를 전공하며 청정에너지와 ESG 등 다양한 환경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청정에너지를 널리 알림으로써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