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스타트업, 전력망 혼잡 문제 해결…시드 라운드 170억원 조달

2024-07-26     송준호 editor

전력망 구축이 에너지 전환 시대의 큰 과제로 등장하자, 이 문제의 솔루션을 가진 기업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스플라이트가 한 사례다. AI 부문은 기후 투자가 너무 몰리는 게 오히려 기후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쟁까지 발생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스플라이트(Splight)는 24일(현지 시각) 시드 펀딩 라운드에서 1200만달러(약 166억원)를 조달했다고 ESG투데이는 전했다. 이 기업은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설립됐으며, 전력망에 청정에너지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대규모로 배치하도록 돕는 AI 기반 솔루션을 제공한다. 

재생가능전력은 변동성과 송전망 부족이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스플라이트는 특히 전력망의 혼잡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최대 40% 낭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전력원이 흐를 수 있는 전력망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스플라이트의 AI 기반 솔루션/스플라이트 홈페이지

 

AI로 전력망 현대화…스플라이트, 최대 2배 송전용량 확보

스플라이트는 전력망 혼잡과 병목 현상을 자체 AI 기술을 통해 해결한다. 이 회사는 자사 기술을 통해 최대 2배의 추가 송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페르난도 라버 스플라이트 CEO는 “우리 기술은 수개월 내에 3000GW(기가와트) 이상의 청정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도록 만들며”며 “실시간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사용한 AI 기반 기술로 유틸리티 규모의 재생가능 발전소를 연결하고 분산형 에너지 자원과 배터리 배치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유럽 최대의 건설 세계 벤처 캐피털 회사로 알려진 노아(noa)가 주도하고 EDP벤처스, 엘리윗, 드레이퍼 시그너스, 드레이퍼 B1, 어센트 에너지 벤처스, 펜 벤처스, 리액션 글로벌, 반 인베스트먼트, UC 버클리 재단 등이 참여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북미와 유럽에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사용된다.  

노아의 투자자인 기아 네자드는 “에너지 효율성을 늘리는 게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스플라이트의 기술은 전력망을 현대화는 데 실용적인 접근법이며, 유럽과 미국,라틴 아메리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 기업을 투자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전력망 투자가 있는 상황에서, 전력망 솔루션이 있는 기업들에게는 투자 기회가 계속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수요가 높은 미국은 지난 5월 송전망을 5배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했고, 중국은 이달 6년간 8000억달러(약 1109조원)의 전력망 현대화 투자 계획을 밝혔다. 

 

AI가 재생에너지 전력수요 3배 늘려…배출량 비상등 울린 IT 기업 영향

재생에너지가 기존의 전력원을 대체하는데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역으로 AI의 존속에도 재생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데이터 센터는 전체 전력의 4~10%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미국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24일(현지시각) AI 등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늘자 향후 7년간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가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넥스트에라는 현재 7GW에 달하는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재생에너지 및 저장 프로젝트가 3GW 늘었다. 용량 증가는 구글의 데이터센터에 860MW의 재생가능 전력을 공급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넥스트에라는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넥스트에라가 언급했듯, 데이터센터 운영자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이 탄소배출량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스코프3 배출량이 30% 늘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공급업체에 100% 무탄소 전원을 사용하도록 요구했다. 구글도 배출량 증가로 재생에너지 투자와 공급업체 단속에 나섰다. 

최근 AWS,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은 데이터센터에 물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공급업체에 제품과 인프라의 수명 주기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촉구하기까지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