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윤활유 사업 매각 검토…엘리엇 구조조정 첫 신호탄

2025-02-20     송준호 editor

BP가 윤활유 브랜드인 캐스트롤 매각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각) 37억파운드(약 6조7400억원)에 해당하는 BP 지분 5%를 확보한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의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BP가 셸이나 엑손모빌처럼 전통적인 석유·가스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캐스트롤 매각이 그 첫 조치가 될 전망이다.

이미지=캐스트롤 인스타그램

 

캐스트롤 14조원에 매각 예상…엘리엇, 본업에 집중 요구

캐스트롤의 윤활유는 BP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캐스트롤은 150개국에 걸쳐 자동차, 해양, 산업, 항공 및 에너지 부문을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엘리엇은 이 사업이 BP의 본업인 석유·가스 사업과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 캐피털의 애널리스트들은 BP 윤활유 사업의 연간 세전영업이익(EBITDA)을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로 추산했다. 이를 근거로 매각 가치는 80억달러(약 11조원)에서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BP는 오는 26일 개최되는 자본시장의 날(Capital Markets Day)에서 캐스트롤 매각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BP의 장기 전략도 공개된다.

 

캐스트롤은 신호탄, 대대적인 구조조정 전망

블룸버그는 BP가 미국 셰일과 연료 마케팅 사업도 매각하거나 분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엘리엇이 효율적인 사업 구조를 요구하면서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버나드 루니 전 CEO 체제에서 BP는 넷제로 전략을 강조하며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했다. 그러나 유가 변동성과 낮은 수익성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BP의 4분기 이익은 전년도보다 61%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각) BP의 실적 부진으로 시장의 우려가 커졌으나, 엘리엇이 개입한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BP에 더 강력한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BP 경영진은 핵심 사업을 제외한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