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재난 상황에서 유용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각) 기후테크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는 일본 가전회사 샤프(SHARP)가 '집을 대체할 수 있는 피난처'로 활용 가능한 미니밴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샤프가 선보인 LDK+ 미니밴은 차 안에서 집과 같은 안락함을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재난으로 전기가 끊어질 경우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로 가전제품에 전력을 공급해 상당한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미니밴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필요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성해 가정에 공급할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Ford)도 F-150 라이트닝(Lightening) 전기 픽업 트럭의 마케팅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한 긴급 전력 공급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포드는 2021년부터 태양광 설치업체 선런(SunRun)과 협업을 시작했다.
정전을 버티는 것 뿐 아니라, 전기차 소유주는 전기가 저렴한 시간대에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저장된 전력을 다시 전력망에 공급할 수도 있다. 즉, 가상발전소 모델을 활용해 비싼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수요 급증에 대처하거나 정전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난에 따라 유용한 전기차의 종류는 다를 수 있다. 심각하지 않는 수준의 침수나 오프로드 주행을 해야 할 경우에는 전기 픽업 트럭이 유용하지만, 가족이 대피하기 위해 넓은 실내 공간이 필요한 경우는 샤프의 컨셉트 미니밴 같은 전기차가 유리하다.
전기 미니 밴은 전력을 생산, 공급할 수도 있고 대피공간도 제공
샤프의 새로운 LDK+ 컨셉트 전기 미니밴은 9월 초에 열린 테크데이(Tech-Day) '24 이노베이션 쇼케이스(Innovation Showcase)에서 공개됐다. 샤프 LDK+는 갑자기 집을 떠나야 할 때 매우 유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운전석 뒤에는 넉넉한 생활 공간이 확보돼 있으며, 태양광 패널과 예비용 배터리를 장착, 넓은 지붕 면적을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의 V2X 시스템은 가전 제품과 차량, 두 곳에 공급되는 전력 사용량을 조율해 배터리 사용 효율을 극대화한다.
또다른 일본 기업 HW 일렉트로(Electro)는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시에 새로운 퍼즐(Puzzle) 밴을 공개했다.
샤프의 LDK+가 다목적 차량으로 홍보되고 있는 반면, 퍼즐 밴은 재난 대응에 특화된 배달용 전기차임을 내세웠다.
퍼즐 밴은 태양열로 작동하는 외부 패널에 USB 및 AC 포트를 제공하며, 비상 시 이를 통해 휴대전화 및 기타 장치를 충전하고 Wi-Fi에 연결할 수 있다. 외부 패널에는 응급처치 키트도 포함되어 있어 재난 상황에서 유용하다. 또한, 퍼즐 밴에는 풀 사이즈 지렛대가 기본 장비로 포함되어 있어 특수 잔해 제거 장비가 도착하기 전, 일반인들도 구조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퍼즐 밴은 단순한 배달 전문 차량이 아닌, 운전자의 건강과 안전까지 고려했다. 고령화되고 있는 운전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HW 일렉트로는 지난해 차량에 무능력이나 고통의 징후를 전달하는 팔찌 형태의 건강 모니터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장치가 개발되면 퍼즐 밴은 운전자의 건강이나 컨디션이 이상하다고 판단될 경우, 자동 조종 모드로 전환하여 운전자의 안전을 보호한다. 또한, 자동으로 지역 119 등에 전화를 걸거나 운전자가 미리 설정한 연락처에 연락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