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orld Bank)이 블루본드인 '산호 보존 채권'의 발행을 마무리하고 며칠 내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픽사베이
세계은행(World Bank)이 블루본드인 '산호 보존 채권'의 발행을 마무리하고 며칠 내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픽사베이

세계은행(World Bank)이 블루본드인 '산호 보존 채권'의 발행을 마무리하고 며칠 내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지난 5월 세계은행은 인도네시아 산호초의 관리와 생물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산호 보존 채권을 출시한 바 있다. 이는 산호초의 건강 및 관리 관행을 개선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구환경기금(GEF), BNP파리바와 함께 개발됐다.

산호초는 해양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중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가 하면, 폭풍우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산호초가 핵심 관광자원이 되어 지역 경제를 살리기도 한다. 

글로벌 산호초 모니터링 네트워크(Global Coral Reef Monitoring Network)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매년 360억 달러(약 50조원)를 포함해 수조 달러 규모를 벌어들이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산호초의 18%가 분포되어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높은 해양 생태계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온난화로 인해 산호초가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백화현상은 산호가 수온의 급격한 변화로 하얗게 죽어가는 것으로, 생태계 파괴의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파푸아뉴기니를 포함한 '코어 트라이앵글' 지역 내에는 이미 4개의 해양 보호 구역이 설정됐다. 규모로 따지면 총 500만 헥타르가 넘는다.

지난 4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전 세계가 글로벌 산호 표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록상 네 번째이며 지난 10년 동안 두 번째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했다.

NOAA 산호초 감시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인 데렉 만젤로(Derek Manzello) 박사는 "세계의 해양이 계속 따뜻해지면서 산호 백화 현상이 더 빈번하고 심각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사건이 충분히 심각하거나 장기화되면 산호 사망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산호초에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혁신적인 금융 상품이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라자 암팟, 알로르, 사부해의 주요 해양 보호 구역(MPA)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1400만달러 규모의 산호 보존 채권…보존 성공 시 수익 발생

산호 보존 채권은 지난 2022년 3월, 세계은행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검은 코뿔소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세계 최초로 발행한 ‘코뿔소 채권(Rhino Bond)'를 모델로 하고 있다. 당시 코뿔소 채권은 글로벌 공공재에 대한 민간 부문의 투자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획기적인 접근 방식으로 여겨졌다.

세계은행은 이번에도 역시 채권 거래 조건에 따라 투자 비용은 증권을 지급하는 대신, 보존 활동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산호 보존 목표가 달성되면 채권 보유자는 만기 시 원금과 세계은행이 지불하는 '성공 지급금'을 받게 된다.

이 채권은 1400만 달러(약 193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종 채권 규모는 현재 확정 중이며 수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성공 여부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의 검증 결과에 따라 해양보호구역 내 산호 덮개와 산호초 어류 바이오매스가 유지되었거나 증가한 경우 보존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여겨진다. 검증은 국제 사회 및 환경 인증 라벨링 연합(ISEAL)의 원칙에 따라 구현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전했다.

 

투자자들이 블루본드에 주목하는 이유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 중 '해양 및 해양 자원의 보존(SDG 14)'이 가장 큰 자금 격차를 겪고 있다. 2020년에 나온 연구 결과, 2030년까지 해양 및 해양 자원의 보존 목표에 도달하려면 연간 1745억달러(약 241조원)가 지출되어야 하지만,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총 100억달러(약14억 원)만 투자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중에서도 해양 분야에 대한 지원금은 가장 적은 편이다.

그러나 해양 위기를 곧 투자의 기회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해수 온도가 기록적으로 높아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블루본드(Blue Bond)’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블루본드의 수익금은 산호초, 맹그로브, 지속가능한 어업 등 해양 생태계를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쓰이게 된다. 동시에 지역의 경제 성장과 미래 일자리 개발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 사모 투자자인 데일 갤빈(Dale Galvin)은 블룸버그 통신에 “산호초 보호에 투자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확실히 기회는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바다는 공유 자원인만큼 여러 기업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활동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