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기반 전구체를 오는 11월 미국의 테슬라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에너지부 장관 바힐 라하달리아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네르바 엑스포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배터리 생산을 위한 전구체가 테슬라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바힐 장관은 "다음 달까지 웨이다 베이(Weda Bay)에서 생산된 전구체가 미국 테슬라로 수출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수출 물량의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국가 정책으로 전기차 관련 산업 키우려 하지만,

화석연료로 전력 생산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주저하는 상황

전기차 배터리의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를 위한 중간 단계 물질로, 배터리의 성능, 수명,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금속 원소로 구성된 전구체는 리튬과 결합해 최종 양극재로 가공되며, 배터리 성능의 주요 변수를 결정짓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구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 중 하나로, 이를 기반으로 전구체 생산 및 수출을 확대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해 여름, 인도네시아 고위 관계자는 테슬라가 니켈 가공 회사로부터 약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배터리 소재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테슬라는 관련 질의에 공식적인 응답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셀 공장을 가동했으며, 현대자동차는 2022년 자동차 공장을 설립해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또한 토요타와 BYD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배터리 대기업 CATL이 국영 IBC와 합작 투자를 통해 배터리 셀 생산을 계획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IBC(Indonesia Battery Corporation)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2021년 설립한 국영 기업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등과 협력하며 배터리 생산 및 재활용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테슬라의 협력은 아직 두고 봐야할 듯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로산 P. 로에슬라니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BKPM) 위원장은 "테슬라는 인도네시아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력 구조 때문에 투자를 재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월 하원 청문회에서 "테슬라는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며 청정 에너지를 우선하는 기업"이라며, 인도네시아 산업단지의 석탄 의존도가 테슬라의 친환경 비전과 충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산 위원장은 "인도네시아가 재생에너지 전환에서 베트남 등 이웃 국가들보다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베트남의 경우 산업단지의 62% 이상이 수력, 태양광, 풍력 등 청정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업 환경 개선, 법적 안정성 확보, 재생 에너지 가용성 확대가 투자 유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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