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세키스이(Sekisui) 화학은 오는 2027년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SC)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일본개발은행(DBJ)과 협력하여 설립되는 새로운 회사 '세키스이 솔라 필름 주식회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회사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설계, 제조,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며, 자본금은 1억엔(약 9억3557만원)으로 설정됐다. 지분은 세키스이 화학이 86%, 일본개발은행이 14%를 보유하며, 새로운 회사는 2024년 1월 초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세키스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양산을 위한 초기 투자로 900억엔(약 8421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100메가와트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2030년까지 기가와트 급 생산라인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총 사업비는 3100억엔(약 2조9005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정부로부터 사업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세키스이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태양 전지 수요를 확대해 나가며, 특히 체육관과 같은 공공시설에서 재난 대피소로 활용 가능한 유연한 태양 전지 기술을 적극적으로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설립된 '세키스이 솔라 필름 주식회사'는 샤프(Sharp)가 일본 서부 사카이에 운영 중인 기존 공장의 일부를 인수해 생산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세키스이는 이러한 시설 확장을 통해 태양 전지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 단가를 낮춰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40-50% 목표 발표
한편, 일본은 2040년까지 전력의 40~5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담은 기본 에너지 정책 초안을 최근 발표했다. 이는 2023년 기준 22.9%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석탄 화력 발전을 대폭 줄이고 청정 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에너지 정책 초안에 따르면, 2023년 68.6%를 차지했던 화석 연료의 비중은 2040년 30~40%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석탄, 가스, 석유와 같은 개별 화석 연료의 사용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명시되지 않았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원전 비중은 2040년에도 20~22%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는 2023년 기준 8.5%에 불과했던 원전 전력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일본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신재생 연료가 전력 혼합의 약 1%를 차지하도록 목표를 설정했지만, 이번 초안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에너지 정책 초안은 2024년 2월 유엔에 제출될 예정이며, 내년 초 일본 내각의 최종 승인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세키스이 화학의 페로브스카이트 양산 계획은 이러한 일본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맞물려 일본 태양광 산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