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석탄화력 발전소 전경.
중국의 석탄화력 발전소 전경.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특히 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대체 연료인 발전용 유연탄(석탄)의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9월 첫주 호주산 유연탄의 가격은 전주 대비 7.1% 상승한 톤당 172.8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40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보면 1년 새 3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 중국은 최근 석탄 가격 급등으로 공급난을 겪고 있다. SCMP는 7일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이 감소한 이후 원자재 수요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향후 6개월간 석탄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 호주 정부가 코로나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에 역학조사를 요구하자, 무역 보복의 일환으로 호주의 주력 수출품 석탄의 수입을 비공식적으로 제재한 바 있다. 中 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 재화망(財華網)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석탄가격은 4% 이상 급등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력 수요 증가로 석탄 발전량 늘어나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된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영향으로 2009년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후 경기가 회복되자 전력 수요도 늘면서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원가가 저렴한 석탄 발전량이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연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탄 소비량은 2020년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중국에서 전 세계 석탄 수요 증가분의 55%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1년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 추이. 이미지. 인베스팅 닷컴.
최근 1년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 추이. 이미지. 인베스팅 닷컴.

 

급등한 석탄 가격, 탄소배출권 가격에도 영향 있어

 

이처럼 각국의 탄소중립 노력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후 늘어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석탄 발전량이 한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7월 국내 석탄 화력발전소 전체 설비용량의 90% 이상을 가동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에는 석탄 발전 가동률이 최대 83%였지만 올해는 전력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의 상당 부분을 석탄 발전에 의존하게 됐다.

독일 또한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제가 회복되면서 석탄 사용을 늘리고 있다. 독일 싱크탱크 아고라에네르기벤데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독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작년보다 4700만t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석탄 발전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탄소배출권의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발전 부문은 전체 탄소배출권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배출업종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유럽 배출권거래소에서는 2020년 4분기부터 배출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엔 배출권 거래가격이 사상 최고인 톤당 60유로를 돌파했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는 “지난 8월 30일 EU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60유로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다음날인 이달 1일에는 전기 거래가격이 MWh당 140유로로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내의 배출권 가격 또한 '2050 탄소중립'과 제3기 유상할당 비중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2만1300원에서 최근 톤당 2만8000원까지 오르며 한달 사이 31.5%나 급등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