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공급망 실사법 실시에 대비해, 참고할 만한 국내 기업 사례를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24일 발간된 대신경제연구소 한국ESG연구소의 ‘EU 공급망 실사법 제정과 기업대응’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공급망 실사 법안 수립을 추진중으로 법안 발표 후 2024년 시행할 계획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EU공급망 실사법이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3월 10일 EU의회가 역내 또는 역내 기업과 직간접으로 연결된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인권·환경·거버넌스 실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포함한 결의안을 과반수로 채택하면서부터다. EU 차원의 공급망 실사 법안 수립을 EU 집행위원회에 요구했다. 이에 EU집행위원회는 1년 안에 관련 법안을 제출하거나, 차년도 업무계획에 이를 포함해야 한다.  

보고서는 “이번 공급망 실사 법안은 지침(Directive) 형태로 도입될 것이 예상되는데, 이는 시행즉시 EU 회원국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규정(Regulation)과 달리, 회원국별로 별도 입법과정이 필요한 것”이라며 “EU결의안 내용은 국가별 법제도 도입의 기준이 되기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EU집행위원회는 공급망 실사 법안 수립을 추진중으로 법안 발표 후 2024년 시행할 계획이다. /픽사베이
EU집행위원회는 공급망 실사 법안 수립을 추진중으로 법안 발표 후 2024년 시행할 계획이다. /픽사베이

 

공급망 실사항목, 범위, 적용대상 모두 포괄적

실사 항목과 관련, EU의 결의안은 인권 뿐 아니라 환경, 거버넌스를 포함하고 기업의 환경책임을 온실가스 감축, 생물다양성, 생태계 위험 등 ‘범지구적’ 환경 책임을 포괄적으로 제안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실사 범위는 심사 대상기업의 사업 운영 또는 재화나 서비스 생산에 직접 연결돼있는 공급업체와 하청업체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럴 경우 EU에 진출한 국내 기업, EU에 재화나 소재를 공급하는 국내 소재기업, 제3국에서 EU에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국내기업 등 국내 기업 역시 결의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적용대상도 EU 역내에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우로 돼있어 적용 범위가 넓은 편이다. 

결의안은 ‘무 위험 성명서(no risk statement)’ 혹은 ‘기업실사 보고서’를 온라인 플랫폼에 제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법적 제재와 관련, 총 매출액 대비 비례적 과징금 부과를 제안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EU 집행위원회는 당초 6월 공급망 실사법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차례 미룬 결과 2022년 2-3월까지 연기했다”며 “업계는 EU의회가 채택한 결의안 내 실사 적용대상과 범위, 실사항목, 의무사항, 입증책임 전환, 민사책임 인정 등에 대해 큰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엔솔 등 'RBA' 가입

국내 IT대기업들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글로벌 기업과 협력, 최신 규제 동향을 파악하고 협력업체 관리규범을 공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은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라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규협력업체 선정시 환경안전(23개 조항), 노동인권(19개 조항), 에코파트너 등의 기준을 고려한다. 협력업체들은 연중 자율평가와 개선활동을 수행, 매년말 평가결과를 협력업체에 통보해 개선계획을 수립, 실행하는 시스템을 진행중이다. 또 삼성전자는 ‘OECD에서 제시한 분쟁지역 광물의 책임있는 공급망 실사지침’을 기반으로 광물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협력업체가 RMAP(Responsible Minerals Assurance Process) 인증을 받은 제련소와 거래토록 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공급망 ESG관리, 동반성장, 분쟁광물 관리를 주요한 공급망 관리정책으로 채택했다. 2020년에는 협력업체의 업종, 규모, 인력현황에 맞춰 일대일 방문 RBA설명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RMI(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에도 참여해, 책임있는 광물자원 관리를 추진한다. 

LG디스플레이는 1,2,3차 협력업체간 수평적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신상생협력체제’를 도입해, 금융, 기술, 의료복지 등 3가지 분야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RBA에 가입해 정기 ESG평가 및 리스크 관리 이행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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