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의장인 알록 샤르마가 총리가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 비판한 이후 참석 가능성 내비쳐
리시 수낙(Rishi Sunak) 신임 영국총리는 토리(Tory)당 의원들의 비난이 커지자, 다음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UN COP27)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한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수낙 총리의 동료들은 30일, 총리는 최우선적으로 “영국 내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지만, 11월 6일 시작되는 COP27 정상회의에 총리의 참석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주 영국의 총리관저와 재무장관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는 수낙 총리가 COP27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낙 총리는 “경제에 대한 영국 내 도전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28일 말했다. 수낙 총리와 제러미 헌트(Jeremy Hunt) 재무장관은 11월 17일 세금 인상과 총 500억파운드(약 82조원)에 달하는 지출 삭감을 수반할 수 있는 경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낙 총리가 태도를 바꾼 것은 알록 샤르마의 비판 때문일 수도
수낙 총리가 COP27 정상회의에 갈 지도 모른다고 다우닝가가 인정한 것은, COP26 의장을 지낸 영국 정치인 알록 샤르마(Alok Sharma)가 총리가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놓고 비판한 이후다.
수낙 총리는 27일 샤르마를 내각에서 해임했고, 샤르마 기후 특사는 장관으로서의 지위를 잃었다. 샤르마는 수낙 총리가 COP27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다음 선거에서 토리당의 전망을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딘 도리스(Nadine Dorries) 전 내각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총리가 COP에 가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지구온난화는 우리 지구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고 했다.
또 다른 토리당 의원인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은 수낙 총리가 찰스 영국 국왕의 정상회담 참석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트위터에 “왕은 기후 변화에 대한 세계 여론을 주도해 왔고, 그의 존재는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영국이 넷제로에 도달하는 데 있어 국제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보수당 의원들은 수낙 총리가 올바른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들은 총리가 가을 성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낙 총리가 COP27에 불참하고 찰스 국왕이 COP27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결정은 세계 각국을 화나게 했으며, 세계 무대에서의 영국의 위상을 위태롭게 하고,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수낙 정권의 약속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카를로스 풀러(Carlos Fuller) 유엔 주재 벨리즈(Belize) 대사는 “영국의 주요 정책 입안자이자 COP26 대통령으로서 총리는 정상회담을 이끌었어야 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모하메드 나시드(Mohamed Nasheed) 몰디브 의회 의장은 영국의 경제 성명에 집중하기 위해 수낙 총리가 가지 않는 이유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선진국들도 우려했다. 한 고위 정부 보좌관은 “새 영국 총리는 영국 정부가 국제 기후 행동에 대해 수행했던 강력한 역할에서 손을 떼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수낙 총리는 COP27에 참석하는 대신 COP27이 시작되기 이틀 전, 버킹엄 궁전에서 국왕이 주최하는 재계 및 환경 지도자들을 위한 리셉션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다.
존슨 전 총리는 COP27에 참석할 가능성 높아
수낙 총리의 전 정부인 트러스 정부로부터 COP27 정상회담 불참 권고를 받은 바 있는 찰스 3세 국왕은 올해 불참할 예정이다. 수낙 총리의 대변인 카밀라 마샬(Camilla Marshall)은 기자들에게 기후 변화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자인 찰스 국왕에 대한 충고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 10번가의 대변인은 “관례대로 이전 총리 밑에서 정부의 조언을 구하고 제공했으며, 국왕이 직접 방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전 총리가 회담 참석을 결정할 경우 COP27 정상회의에 대한 수낙 총리의 입장을 둘러싼 긴장감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존슨 전 총리는 COP26 행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존슨 전 총리의 대변인은 존슨이 행사에 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옵저버(the Observer) 신문의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복수의 소식통은 가디언에 존슨 전 총리가 기후 위기와의 싸움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고자 COP27에 참석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존슨 전 총리와 가까운 소식통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존슨 전 총리가 COP27에 공식 대표단 소속으로 참석하는지, 아니면 이집트 COP 의장이나 다른 NGO, 국가 등의 초대를 받고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