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로 건물 외관 감싸고, 지열 이용해 주택 냉난방해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산 값싼 가스와 석유를 공급받던 유럽, 특히 독일의 고통이 심하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가 15일(현지시각) 독일 보훔(Bochum)시의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스타트업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에코웍스, 목재로 건물 외관 감싸서 기후와 에너지 효율 잡는다
에코웍스(Ecoworks)는 건물 외관을 목재로 감싸 기후 친화적이고 에너지도 절약하는 혁신을 이루었다. 에코웍스의 CEO인 엠마누엘 하이젠베르크(Emanuel Heisenberg)는 보훔시의 아파트 건물을 언급하면서 “이 부동산에서는 에너지 비용의 70~80%가 절약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독일에서 건물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35%를 차지한다. 독일임대주택연합회(GdW)의 대변인인 안드레아스 쉬첼(Andreas Schichel)은 로이터에 금리 급등,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인상, 끊임없이 변화하는 보조금이 리모델링 투자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쉬첼 대변인은 건설 노동자의 부족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모델링 과정은 집주인이 공사를 시행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장벽이라고 덧붙였다.
에코웍스의 리모델링 기술은 약 3분의 1의 시간과 절반의 인력만 필요하다. 하이젠베르크 CEO는 “일반적으로 리모델링은 6~9개월 걸지지만, 우리는 15주 걸린다”고 말했다.
에코웍스는 또, 단열재로 셀룰로오즈를 사용하고 외벽에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적인 리모델링이라고 말한다. 하이젠베르크 CEO는 “모든 집을 허물고 시멘트와 강철로 새로 지을 수는 없다. 목재와 같은 재생 가능한 재료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에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건물을 리모델링해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스타트업이 있다고 블룸버그가 15일(현지시각) 소개했다.
단델리온 에너지(Dandelion Energy)는 지열을 이용하여 주택 냉난방을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다. 미국 뉴욕 키스코산(Mount Kisco)에 기반을 둔 단델리온 에너지는 발 바로 아래에서 지열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는 일반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사업하고 있다.
창업한 지 5년 된 이 회사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Alphabet Inc.)에서 분사한 후,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에너지(Breakthrough Energy Ventures) 및 알파벳의 벤처 부서과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7000만달러(약 927억원)를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지열 히트 펌프를 구입·설치하려는 고객에게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주택 소유자가 기존 난로를 제거하는 것을 돕는다.
단델리온 에너지의 공동 설립자인 케이티 하눈(Kathy Hannun)은 “거의 모든 집이 지상에 있는 한 이론적으로 열 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다”며 “1000가구 이상 리모델링했고, 내년에는 설치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지열 이용해 일반 주택 냉난방
지표면에서 10피트(약 304센치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연중 화씨 55도(섭씨 약 12.8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단델리온 에너지의 지열 시스템은 이를 이용한다. 집 주변의 일정한 온도를 이용하여 필요에 따라 냉난방하는 것이다.
주택에 단델리온 시스템을 설치하면 물 솔루션이 포함된 폐쇄 루프 파이프가 집 아래 땅에 묻힌다. 물이 파이프를 통해 순환하면서 파이프 내 수용액이 온도를 변화시킨다. 겨울에는 섭씨 12.8도로 외부 공기보다 따뜻하다. 단델리온 시스템은 또, 파이프를 통해 따뜻한 용액을 끌어당기고 히트 펌프를 사용하여 집의 공기를 덥힌다. 이를 통해 집안의 공기를 원하는 온도로 조정할 수 있다. 반대로, 여름철에는 지면의 온도를 사용해 집안의 공기를 식힌다.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매달 냉난방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약할 수 있다.
단델리온 지열 시스템은 탄소배출량이 없다. 1년 동안 사용할 경우 도로에서 자동차 두 대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 양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폭발이나 일산화탄소 누출 위험이 없어, 기존 냉난방 시스템보다 안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새로운 장비를 사용하면 몇 주가 아닌 며칠 만에 설치를 완료할 수 있어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미국 코넬 대학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문 교수인 제퍼슨 테스터(Jefferson Tester)는 “냉난방을 위해 지열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은 개별 건물이나 소규모 건물이 있는 지역에서 꽤 잘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스터 교수는 지하 공간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와 히트 펌프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 공급원에 대해 우려하면서, “히트 펌프가 화석연료의 전기로 작동하더라도 여전히 배출량을 제로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물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이다. 오피스타워, 쇼핑몰, 주거용 주택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미국 배출량의 거의 15%를 차지했으며, 그 중 상당 부분은 냉난방을 위한 화석연료 연소에서 발생했다.
단델리온 에너지는 배출량 감축은 기후, 히트 펌프 효율성 및 히트 펌프를 실행하는 데 사용되는 전기 공급원에 따라 다르지만, 가정이 석유에서 전환될 경우 지열 시스템이 뉴욕주 가정의 탄소배출량을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단델리온 에너지는 전통적인 지열 시추 관행을 현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험에 의존하여 작업하는 지열 운영자는 필요한 것보다 더 크고 깊게 땅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단델리온 에너지는 지질학적 데이터를 사용하여 각 시추의 정확한 깊이를 파악한다. 하눈(Hannun) 사장은 “이것이 우리 주택 소유자의 비용 절감 비법”이라고 말했다. 단델리온의 히트 펌프를 구입·설치하는 데는 보조금을 받아도 최소 1만8000달러(약 2384만원)가 든다.
단델리온 에너지는 현재 뉴욕, 코네티컷, 매사추세츠에서 사업하고 있으며, 메릴랜드와 콜로라도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단델리온 에너지의 CEO인 마이클 삭스(Michael Sachse)는 2022년에 약 500개의 히트 펌프를 설치했는데, 이는 처음 4년 동안 설치한 총량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삭스 CEO에 따르면, 이러한 성장의 대부분은 지열 히트 펌프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촉진되었다고 한다. 지난 8월 통과돼 지열에너지에 대한 연방 세액공제를 강화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도 다른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