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의 스타트업 레벨텐 에너지와 손잡고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접근 방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레벨텐 에너지는 재생 에너지 거래 인프라를 구축하는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재생에너지 구매자와 판매자, 금융 전문가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PPA 거래에 대한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이 기업은 PPA가격 지수와 제안요청서(RFP)의 자동화 솔루션도 함께 제공한다. 구글은 이 솔루션을 통해 PPA를 실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80% 단축할 계획이다. 이 솔루션이 성공하면, 구글은 1년 이상 걸리던 신규 거래를 2개월 안에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PPA 가격 협상 시간 단축…비용 감축으로 이어져
PPA는 계약 체결 전까지 가격 협상이 이뤄진다. 구매자는 최대한 낮은 가격을 부르고, 판매자는 최대한 높은 가격에서 시작한다. 이때 구매자와 판매자는 제안요청서(RFP)를 주고 받으며 에너지 가격을 흥정한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각각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에 차이가 있기에 협상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릴 수 있다. 거래 체결이 오래 걸릴수록 두 당사자가 사용해야 하는 비용이 모두 늘어난다. 구매자는 PPA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제한되고, 판매자는 한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기존 거래에서 가격을 제시하기 전에 최종 계약의 세부사항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리스크 분석이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구글은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투명성을 보장하여 두 당사자의 정보 격차를 줄인다. 판매자가 조건에 맞는 RFP를 구글과 레벨텐 에너지의 솔루션에 입력하면, 두 당사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솔루션, 올해 말 공개…재생에너지 활성화에 기여
구글은 2010년부터 PPA를 체결해 온 경험과 레벨텐 에너지 플랫폼을 통한 시장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모든 거래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간소화 된 거래 절차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구글은 이 솔루션을 통해 더 많은 구매자가 재생 에너지 조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청정 에너지 거래가 표준화되면 모든 유형의 최종 구매자가 더 쉽게 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으며, 소규모 판매자의 참여도 촉진된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솔루션은 판매자가 RFP에 조건을 걸어 제시하고, 더 쉽게 수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판매자는 이 플랫폼에 제안서를 제출할 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여러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구매자가 해당 조건에 동의해야 계약을 진행하도록 제한할 수 있다.
판매자는 제안서가 구매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안서가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조정하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 도구는 아직 템플릿이나 예제 등 공개된 내용이 없다. 구글에 따르면, 이 솔루션은 올해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CF100 달성에 활용…국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
구글은 자사의 CF(Carbon Free)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 솔루션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CF100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원전, 그린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원으로만 사업장을 1년 365일 운영하자는 이니셔티브다.
국내에서도 원전을 포함하는 CF100을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과 연구기관이 설립한 민간 주도의 협의체 에너지얼라이언스는 지난 15일 ‘CF100 전망과 우리의 대응방안’ 토론회를 열고 국내 현실에는 재생에너지만 포함하는 RE100 대신에 CF100을 도입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9일 UN 에너지 주관 ‘24/7 무탄소에너지 협약(24/7 Carbon Free Energy Compact)’에 가입하고, CF100 도입 움직임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F100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이언마운틴이라는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기업들은 RE100 회원사로 이미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달성했다. CF100은 간헐성이 있는 무탄소 에너지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매칭해야 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요구한다.
일각에서는 CF100에 가입한다고 해서 원전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는 어렵고, RE100을 아직 달성하지 않은 기업이 CF100을 수행하는 것은 더 어려운 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CF100 회원사 111개 기관 중 일반 기업은 네 곳이고 대부분 에너지 공급 기업이나 지방 정부 등이다.
구글은 최근 미국 태양광 에너지 회사인 솔 시스템즈와 255메가와트의 태양광 에너지 프로젝트를 계약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보에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2030년까지 CF100 선언했던 구글, 현재 66% 달성했다
- 구글, SB 에너지와 약 1GW의 태양광에너지 공급 계약 체결
- 2025년 재생에너지가 최대 발전원 된다…IEA 보고서
- MS, 구글, 메타… 친기후 기업들, 기후에 '올인'해야 할 때
- 기업의 RE100 달성 돕는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 나왔다
- 【그린워싱 탐사대】 구글, 57억 달러 규모 지속가능채권 어디에 할당했나
- 방사성폐기물 처리 기술의 미래? 스타트업 큐리오
- 구글은 어떻게 데이터센터를 100% 무탄소화 시키는가?
- 리백? 알이백? 올해 꼭 알아야 할 RE 100 근황
- 재생에너지 사용률 0%대 수두룩... RE100 보고서, 한국 성적
- 한국, 재생에너지 투자 매력도 21위, PPA 중개 기업 등장으로 활성화 기대
- 한국ESG연구소, CF100 도입에 주의…美정권 교체되도 기후정책은 유지
- 은행업계 '자산 인수 관련 탄소배출량 기준' 두고 대립 지속돼
-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활용 본격 지원
- 구글과 아마존,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운영 끝없이 확대
- 구글, ‘합성 지역사회 태양광’ 사업…수익의 10%는 환경 정의에 투입
- 구글이 투자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 24/7 CFE는 RE100 대체재 아닌 보완재…‘쉽게 활용하는 RE100 핸드북’ 발간
- 구글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하나
- 구글, 태양광 회사에 지도 데이터 판매...첫해 1억 달러 매출 예상
- 영국, 에너지 옴부즈만 제도 적용 확대…에너지 거래 리스크 보장 강화한다
- 일본 최대 전력회사 제라, 실시간 재생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