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용량 2021년말까지 55%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채권 쿠폰이자율 0.25% 증액지급 약속까지 내걸어

유럽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은 향후 10년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16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최근 계획을 밝혔다./에넬 홈페이지 
유럽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은 향후 10년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16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최근 계획을 밝혔다./에넬 홈페이지 

로이터 통신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Enel)이 2050년까지 탄소제로(0)를 달성하기위해 향후 10년간 1600억유로(210조원) 투자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투자는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와 전기 생산 및 공급의 탈탄소화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며, 투자비 중 절반에 가까운 700억유로(92조원)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용량을 현재 45기가와트에서 120기가와트로 늘리는데 사용될 계획이다. 1기가와트의 전력은 대략 1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에넬은 현재보다 2.7배 많은 친환경 전력을 2030년까지 확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300억유로(39조원)를 추가 유치해 2030년까지 전력 생산과 공급에 따른 배출량을 80%까지 감소시킬 계획도 공개했다. 더불어 기존 계획보다 3년 빠른 2027년까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축소시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85%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프란세스코 스타라세(Francesco Starace) 에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두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며 "현재 54% 수준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80%까지 확대시킬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더 나아가 "이번 투자를 통해 재생에너지 시장점유율을 현재 2.8%에서 5%가량 끌어올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최대 재생에너지 업체로 위상을 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넬은 이번에 발표한 투자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밝혔다. 에넬은 2023년까지 자사의 핵심 사업에서 연간 5-6%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며, 부족한 자금 확보를 위해 부채가 570-580억유로(75-76조원) 증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초 전통적인 그린본드(녹색채권) 방식을 넘어 목표와 수익을 혼합시킨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에넬이 이번에 공표한 투자금도 성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에넬은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자 46%(당시 기준)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21년 말까지 55%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채권의 쿠폰이자율을 0.25%가량 증액시켜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친환경 전환을 위해 투자를 비롯해 목표 접근에 적극적인 에넬에 대해 동종업계는 이번 투자 계획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에넬은 전 세계로 재생에너지를 확대ㆍ보급하기 위해 배전망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확대의 시작점을 인도로 보고 있다. 스타라세 CEO는 "향후 3년 안에 인도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뜻을 내비췄다.

이 가운데, 에넬의 경쟁사인 스페인 국영 전력회사 이베르드롤라(Iberdrola)도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을 비롯한 그리드 구축, 운영에 750억유로(98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유럽 내 전기회사들이 이처럼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를 내세우는 이유는 유럽연합(EU)이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이룩하겠다는 '그린딜(Green Deal)'과 맞물려있다. EU가 적극적으로 탄소 저감 활동을 촉진하는 가운데, 유럽 내 전력 분야에 탈석탄 움직임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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