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도 넷제로 피보팅...203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 철회 예고

- 연간 매출 6% 늘어…물류량 증가로 발생한 배출량 제어 실패 - 2040년 감축 목표는 고수…이번 조정이 큰 후퇴 아냐

2024-12-23     송준호 editor

세계 최대 매출 기업 월마트가 2025년과 2030년의 탄소배출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공식 발표를 냈다고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월마트가 최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환경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이른바 넷제로 피보팅을 하겠다는 것이다.

월마트는 2015년 기준으로 운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에 35%, 2030년에 65%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월마트가 파리협상에서 합의한 지구온도상승제한 1.5도 경로에 부합하는 넷제로 목표를 설정하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줄여야 한다고 FT는 전했다.

이 거대 유통기업은 “에너지 정책, 인프라, 저탄소 기술에서의 한계로 인해 감축 목표가 예정보다 지연될 것”이라며 “내년에 목표 수정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월마트는 사업 성장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면서, 감축 목표를 완화할 계획이다./ 월마트 홈페이지

 

연간 매출 6% 늘어…물류량 증가로 발생한 배출량 제어 실패

회사는 지난해 말에 이미 2025년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밝혔으나, 2030년 목표를 고수한다는 입장이었다. 1년 만에 이 목표가 뒤집힌 것이다. 

월마트는 사업이 성장하면서 늘어난 탄소배출량으로 인해 기존 목표를 수정하게 됐다고 보고했다. 연간매출은 2024년 1월까지 6% 증가한 6480억달러(약 940조원)를 기록하며 사업은 호조를 보였으나, 신규 매장 개설과 물류량 증가로 인한 배출량 제어에 실패했다. 2023년 운영 배출량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1510만 톤을 기록했다.

특히, 월마트가 늘어난 물류량을 감당하기 위해 자체 운송 차량을 늘리면서 운송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10% 증가했다. 그 외에도 미국과 멕시코의 매장에서 사용 중인 냉장설비의 노후화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5.4% 늘었다. 

공급망과 제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코프3 배출량도 문제로 지적됐다. 월마트는 스코프3 배출량을 6억1890만톤으로 영국 전체 연간 배출량의 1.5배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2040년 감축 목표는 고수…이번 조정이 큰 후퇴 아냐

월마트의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캐슬린 맥러플린은 “모든 배출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지만, 감축 과정이 선형적이지 않다”며 기후 목표 조정이 큰 후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맥러플린 CSO는 “월마트는 과학기반 감축목표(Science. Based Targets, SBT)를 최초로 설정한 소매업체”라며 “2040년까지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월마트는 2023년 전체 전력 수요의 48%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했으며, 2025년까지 50% 달성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