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티ESG’, ‘그린래시’ 등의 개념이 대두되며 친환경 전환에 대한 여론이 다소 약화된 가운데,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시사하는 에너지 통계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다.
EU의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으며, 미국의 24년도 1분기 태양광 설치량은 전년 동기대비 155% 증가했다. 이에 미국과 EU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최고치를 경신하며, 재생에너지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유럽의 저탄소에너지 성장세 고무적…
다만 전력수요 둔화는 에너지 전환의 장애물
유럽 전력협회(Eurelectric)의 유럽 전력 데이터 플랫폼(EL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U의 재생에너지 전력생산비중은 50.39%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저탄소에너지로 분류되는 원자력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하면 그 비중은 74%에 달한다. 2023년 저탄소에너지 발전 비중이 68%였던 것에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른 편이다.
이 중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태양광 에너지다. 올해 상반기, EU의 태양광 에너지 발전량은 약 139GW로 2023년 연간 발전량 237GW의 절반을 가뿐히 넘어섰다. 반면, 석탄화력발전과 천연가스발전의 발전량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전력분야의 친환경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유럽전력협회 사무총장 크리스천 루비(Krisitan Ruby)는 “전력 분야의 친환경 전환 속도가 매우 인상적”이라며 “이는 다른 산업에 비교했을 때 친환경 전환이 몇년은 앞서있는 격”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EU 전력업계는 지속되는 전력수요의 둔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3년 상반기 EU의 전력 수요는 2022년 상반기에 비해 5.1% 감소했으며, 2024년 상반기 수요 또한 2년전 대비 4.8% 낮았다. EU전력협회는 전력수요감소의 이유로 ▲산업 해외이전 ▲경제성장 둔화 ▲온화한 날씨로 인한 난방수요 감소 등을 꼽았다.
문제는 전력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전력협회는 새로 들어설 EU집행위 측에 화석연료 전기화 행동계획을 수립해 2030년까지 35%의 전기화 목표를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협회는 이를 통해 교통, 산업, 냉난방 등 주요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친환경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재생에너지 설치량 폭증…
다만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성장 둔화 가능성 존재
미국에서도 재생에너지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투자 리서치 기업 모닝스타(Morning Sta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낮은 비용과 세제 혜택, 작은 평균 투자 규모로 인해 재생에너지 발전이 신규 발전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신규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2.6GW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 신규 설치량은 5.9GW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5%나 증가했다. 이에 미국에너지정보국(EIA)는 올해 미국의 태양광 발전용량이 35GW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닝스타는 “천연가스가 전력생산 비중의 40%를 차지하며, 미국 전력생산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규 발전량의 대부분은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를 봤을 때 2032년 경에는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전력생산 비중이 45%에 달할 것”이라고 재생에너지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예측했다.
다만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부 재생에너지 인프라의 경우 성장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육상풍력의 경우, 2023년도 1분기 설치량이 1.8GW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불과 1.26GW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모닝스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풍력 에너지의 세액공제혜택이 장기적으로 연장될 것이기에 향후 몇 년 이내에 육상풍력투자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모닝스타는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및 동남아산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태양광 발전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5월, 미국 정부는 수입되는 양면형 패널에 대한 관세유예제도를 철폐했으며, 중국의 우회수출전략을 막기 위해 동남아 패널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중국과 같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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