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기존의 기상 예측 방식에 인공지능(AI)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기상 예측 모델을 선보였다

22일(현지시각)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구글 연구진이 개발한 신규 하이브리드 기상 시뮬레이터는 전통적인 기상 예측 모델이나 순수 AI 모델보다 정확도 및 에너지 효율 면에서 우수함을 입증했다. 

구글이 전통 방식과 AI 방식을 결합한 새로운 기후 예측 모델을 선보였다. / 픽사베이
구글이 전통 방식과 AI 방식을 결합한 새로운 기후 예측 모델을 선보였다. / 픽사베이

 

기존 예측 모델, 에너지 집약적이고 시간도 오래 걸려...

순수 AI 모델은 정확성 낮은 게 단점

기후변화로 전 세계 곳곳에서 사상 최고치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 및 기후 예측 기술도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전통적인 기상 예보는 실제로 관측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일단 해양 및 지상의 기상관측장비, 기상관측용 풍선, 위성, 레이더 등을 통해 대기의 현재 상태를 측정한다. 측정하는 데이터에는 습도, 온도, 풍속 등 다양한 지표가 포함된다. 이렇게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슈퍼컴퓨터가 물리 방정식으로 분석해 미래의 날씨를 예측해 내는 것이다.

날씨를 관찰하는 관측 장비들 / 기상청
날씨를 관찰하는 관측 장비들 / 기상청

물리 방정식이란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공식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대기의 온도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열역학 방정식이 있다. 슈퍼컴퓨터는 대기와 해양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한 방대한 물리 방정식 프로그래밍을 처리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몇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반면 최근 등장한 AI 기반 기상 예측 모델은 복잡한 물리 방정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수십 년간 축적된 과거 날씨 데이터를 학습해 날씨가 변화하는 패턴을 분석해낸다. 여기에는 딥러닝 등 인간의 뇌를 모방한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활용된다.  

AI 기상 예측 모델은 물리 방정식을 풀 필요가 없어 계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슈퍼컴퓨터 없이 비교적 간단한 하드웨어에서도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단기 예보에서는 비교적 정확하지만, 장기 예보에서는 기존의 물리 기반 예측 모델보다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 기존 모델보다 3500배 빨라 

이번이 구글 연구진이 개발한 뉴럴GCM(NeuralGCM)은 전통적인 물리 분석 방식과 AI 기반 기계학습 방식을 결합한 모델이다. 장기적이고 전반적인 날씨 예측을 위한 대기 변화 계산에는 전통적인 모델을 활용하고, 특정 지역의 안개나 소나기 같은 미세한 기후 예측에는 AI를 활용하는 식이다.

구글은 뉴럴GCM가 물리학 기반 모델인 미국 해양대기청의 기후 모델인 엑스실드(X-SHiELD)보다 3500배 이상 빠르다고 밝혔다. 엑스실드가 20일 걸리는 시뮬레이션 작업이 뉴럴GCM에서는 8분이면 가능하다며, 노트북에서도 실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학기술매거진 MIT테크놀로지리뷰는 AI 기반 모델이 실제로 더 효율적이라며, 지난해 11월 공개된 구글의 날씨 예측 AI 모델 '그래프캐스트(GraphCast)'의 코드라인은 5500개 미만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슈퍼컴퓨터의 코드라인은 37만7000개다.

구글 연구원 스테판 호이어(Stephan Hoyer)는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서 가장 노력한 부분은 순수 AI 기반 딥러닝 모델의 내부 의사결정 메커니즘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딥러닝 모델은 수백만에서 수십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질 수 있으며, 이렇게 방대한 매개변수들이 상호작용하며 예측값을 내놓는다. 각 매개변수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호이어는 1년 뒤 발생할 허리케인을 미리 예측하기 위한 새로운 기능을 개발 중이라며, 해당 기능이 입증되면 기후재난 대비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 연구진은 뉴럴GCM 연구를 오픈소스로 공개, 전 세계 연구자들이 새로운 구성 요소를 추가하거나 모델 기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전력 집약적인 AI 컴퓨팅으로 인해 지난 5년 동안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48% 증가했다며 AI 개발의 환경적 영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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