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각)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Rystad Energy)가 보고서를 발표, 석유 및 가스 생산시설을 재생에너지나 천연가스를 사용해 전기화 전환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노르웨이 인근 바다에 설치된 주요 석유 및 가스 생산시설들을 전기화로 전환한 결과, 1배럴당 이산화탄소를 86%까지 줄일 수 있었다. 탄소 배출량을 배럴당 8.4kg에서 1.2kg으로 감소시킨 것이다.
노르웨이가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산유국들 중에서도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 및 가스 생산시설을 전기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개조하고 인근에 위치한 수력발전 시설의 재생에너지를 끌어온 것이다.
앞으로도 노르웨이는 이러한 방식으로 2040년까지 해양 화석연료 생산시설의 배출량을 70%까지 줄일 계획이다. 시추 현장 근처에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있기에 전기화 전환이 비교적 쉬운 케이스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전기화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 전기화를 위해서는 본토에서 재생에너지 전원을 끌어와야 하는데, 전력망 인프라도 부족할 뿐더러 국가 내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자체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는 이르다. 보고서는 전체가 아닌 일부 전기화만으로도 배출량 저감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이 풍부하면서도 친환경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매장지, 일명 '프리미엄 에너지 베이슨(PEB, Premium Energy Basin)'들이 전기화 전환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라이스태드 에너지는 전 세계에 분포돼 있는 30개의 PEB 지역을 파악했으며, 2050년까지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의 80%가 PEB 지역에서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일 PEB 지역의 생산시설들이 전기화되어 배출량이 50% 줄어들게 되면, 2050년까지 총 5.5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게 된다. 이러한 규모의 이산화탄소 감축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약 0.025도만큼 억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라이스태드 에너지 업스트림 연구 부문 부사장 팔조르 센가(Palzor Shenga)는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한 경우, 전기화는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산업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 및 가스 생산에서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플레어링(Flaring)이다. 플레어링이란 판매할 수 없는 잉여 천연가스를 태우는 행위로,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400억 입방미터의 가스가 불필요하게 연소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플레어링 관행이 귀중한 에너지 자원을 낭비할 뿐 아니라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 및 메탄을 방출시킨다며, 플레어링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경제적 인센티브, 기술 개발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