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발전소 운영업체 드랙스 그룹(Drax)이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 및 저장(BECCS) 기술에 16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드랙스 그룹이 미국 정부의 대규모 청정에너지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미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에 125억 달러(약 16조6437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BECCS는 바이오 에너지와 탄소 포획 저장(CCS)를 합친 말로, 바이오매스를 연소시켜 전력을 발생시키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포집,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바이오매스는 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식물이나 나무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바이오매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면 대기 중의 탄소를 실제로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영국 최대 발전업체 드랙스, 미국에 BECCS 대규모 투자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드랙스 그룹의 마국 자회사 엘리미니(Elimini)는 BECSS 프로젝트를 위해 20개 이상의 부지를 검토 중이다. 현재 약 100여 명의 직원들이 엘리미니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5억 달러(약 3조3245억원)를 투입, 2030년 말에는 첫 번째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가동시킬 예정이다.
드랙스는 이미 8개 회사와 탄소 제거 계약 11건을 체결한 바 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바이오매스 발전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연소 방식은 탄소중립적인 에너지 발전 방식이 아니며 특히 펠릿(나무 조각) 생산은 삼림 벌채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드랙스는 이와 같은 비판에 계획 중인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목재 잔여물이나 부산물을 연료로 활용할 것이며, 이러한 잔여물도 지속가능한 산림에서 조달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드랙스, 세금 혜택과 배출량 저감을 위해 미국행
드랙스가 신생 자회사를 설립하고 미국에서 BECCS 기술을 갖춘 바이오 매스 발전소에 거액을 투자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금 감면 혜택, 다른 하나는 드랙스 자체가 영국에서 단일 업체로는 가장 큰 탄소배출원이기 때문이다. 배출량을 줄이거나 상쇄해야 하는 드렉스 입장에서 BECSS는 유효한 방법 중 하나다.
드랙스는 미국 내 발전소가 연간 약 15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IRA에 따라 매년 1억 달러(약 1330억원)의 세금 감면을 받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드랙스는 미국 내에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가동시켜 보조금을 받으며 탄소크레딧도 판매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는 인공지능(AI) 붐으로 데이터 센터가 급증하고 있다. 전력 수요도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드랙스에게는 미국이 적절한 투자대상인 것이다.
미국은 AI, 전기화, 산업 온쇼어링을 위해서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컨설팅 회사 ICF는 2028년까지 전기 수요가 평균 9%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엘리미니의 사장 로리 피츠모리스(Laurie Fitzmaurice)는 미국이 풍력과 태양광의 간헐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이용 가능한 BECCS와 같은 저탄소 전기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엘리미니는 총 2만8000톤의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는 6개 크레딧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엘리미니는 구체적인 거래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계약 조건을 추정해볼 때 톤당 300 달러(약 40만원)가 지불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드랙스의 전략이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료가 되는 재료 조달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탄소 제거 기술 자체가 비싸고 아직 대규모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전망에는 환경단체들의 BECSS 기술에 대한 비판 여론도 포함돼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BECCS 플랜트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양이 2030년까지 연간 1억8500만 톤에 도달해야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업들이 포집하기로 약속한 양은 6000만 톤에 불과하다.
- 일본 주요 기업들, 인도네시아 국영 에너지기업과 BECCS 타당성 조사 실시
- 유럽 이어 미국서도 BECCS 프로젝트 잇따르나
- BECCS에 주목하는 MS…오스테드, 스톡홀름 액서지와 오프테이크 계약 체결
- MS, 스톡홀름 엑서기와 세계 최대 규모 BECCS 계약 체결
- 버번 위스키 제조사가 20년간 산림 보호에 나선 이유
- 바이오매스를 8배 생산하는 선인장? 기후 회복력 있는 해초 품종?
- 글로벌 탄소포집⋅저장 산업 전수조사...연 32% 성장률 기록
- EU, ‘탄소 제거 인증 프레임워크’ 이사회 최종 승인
- 영국, 탄소 포집 프로젝트 예산 삭감 직면…회의론 확산
- 英, 바이오매스 발전소 연장 승인…목재 펠릿 지속가능성 논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