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변화무쌍한 2025년 1월의 두 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원래 빅뉴스(Big News)가 있으면, 다른 작은 뉴스들은 묻혀서 제대로 뉴스 가치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블랙홀처럼 빅뉴스에만 모든 시선이 쏠리기 때문인데, 국내에서는 ‘대통령 탄핵’이, 글로벌에서는 ‘트럼프 귀환’이 바로 그것입니다. 트럼프 취임과 함께 쏟아지는 ‘뉴스 돌풍’이 거셉니다.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장기적인 전망을 챙겨보고 싶지만, 워낙 뉴스자체가 쏟아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습니다. 이제 그 내용조차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하는데요. 그럼에도 당분간은 트럼프가 쏟아내는 뉴스를 계속 봐야 합니다. 이번 뉴스 픽도 트럼프로 시작합니다.
트럼프의 귀환과 다보스포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각) 백악관에 복귀함에 따라, 다보스 포럼의 이슈가 ‘성장(growth)’과 ‘딜메이킹(Dealmaking)’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는 FT의 기사가 등장했습니다.
이번 주 스위스 알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수십 개의 세션이 열립니다. 물론 5가지 공식 어젠다 중 하나는 ‘지구 지키기(Safeguarding the Planet)’로, 탄소포집 및 물, 성소수자 권리 등 27개 세션이 포함돼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즉시 수십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여 미국 내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미국 주식 시장이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기업 낙관론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WEF가 학계, 기업, 정부 전문가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작년과 비교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설문조사 결과 ‘지리경제적 대립’이 향후 2년간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 SAP의 크리스티안 클라인 최고경영자는 "WEF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가득 찰 것"이라며, “새로운 규제 정책에 적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의 휴 반 스티니스 부회장은 "이번 다보스에서 투자 전망에 대해 이렇게 의견이 분분했던 적은 없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달라진 점은 다보스의 회의 어젠다가 생산성 증대, AI로부터의 수익 창출, M&A 활동 증가와 같은 주제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크리스토프 슈바이저 최고경영자는 "다보스 어젠다가 재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로는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등이 있습니다. 세계 지도자로는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하비에르 마일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참석하며, 트럼프 취임식 이후 합류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2기, 미국 온실가스 배출은?
도널드 트럼프 2기 4년 동안, 과연 미국 온실가스 배출은 어떻게 될까요? 블룸버그에 과거를 분석한 기사가 실려서 흥미로웠습니다. 결론은? 지난 20년간의 기후 및 에너지 관련 데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배출량 감소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전 세계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국가’입니다. 미국 총 배출량은 2007년에 정점을 찍었고, 지난 20년 넘게 꾸준히 감소해왔습니다. 특히 석탄에서 천연가스로의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로듐 그룹의 에너지 및 기후 부문 부국장 벤 킹은 "프래킹 혁명 이후 저렴한 천연가스 공급이 증가하며 석탄 발전소 폐쇄를 가속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트럼프 1기에도 계속되었으며, 수십 개의 석탄발전소 폐쇄를 계속 추진한 전력이 있습니다. 저금리 덕분에 풍력, 태양광,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도 하락하면서, 2024년 미국 전력망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석탄을 초과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경고합니다. 석탄 추가 감축은 여력이 없고,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이 필요하지만, 트럼프 4년 동안 이 정책은 멈추거나 후퇴할 전망입니다. 트럼프는 풍력 발전소를 위한 연방 토지 임대를 중단하고,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할 계획을 언급했습니다. 블룸버그NEF는 이로 인해 2035년까지 미국의 해상 풍력 전망치를 29% 하향 조정하기도 했지요. 이는 재생에너지 확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 시장 성장도 둔화될 전망입니다. 블룸버그NEF는 2030년 신규 차량 판매 중 전기차 비중 전망치를 50%에서 33%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게다가 폭염과 AI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성장은 트럼프 정부 4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바이든의 기후유산은 많이 사라질 것입니다.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리소스 포 더 퓨처(Resources for the Future)의 CEO 빌리 파이저는 "기후 및 에너지 정책은 백악관의 통제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며 “경제 성장, 금리 변동, 신기술 개발 등 다양한 요인이 기후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4 기후테크의 새로운 중심: AI와 데이터센터
과연 돈의 흐름은 어떨까요? 기후 기술 투자 분석기관 사이트라인 클라이밋(Sightline Climate)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기후 기술 투자 규모는 고금리와 시장 불안정으로 인해 3년 연속 감소했지만, 데이터센터 및 청정 에너지 관련 분야는 역성장을 보였습니다. 데이터센터 관련 에너지 분야 투자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94억달러, 건설 부문 투자는 10% 증가한 27억달러에 달했습니다.
특히, AI와 데이터센터는 기후테크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2024년 가장 큰 거래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IM Motors와 관련된 것이었지만, 두 번째로 큰 투자 유치 사례 중 하나로는 청정 에너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크루소 에너지(Crusoe Energy)였습니다. 크루소는 6억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천연가스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수직 통합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스칼라(SCALA)도 5억달러를 투자받아 청정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습니다. 아마존은 차세대 원자로 설계 기업인 X-Energy에 5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2039년까지 미국 전역에 5GW 규모의 신규 청정 전력 프로젝트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는 저장 기술에도 주목이 모이고 있습니다. 철 기반 배터리를 개발한 폼에너지(Form Energy)는 100시간 이상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4억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 기술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며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시장이 성장 중심 투자에서 후퇴하면서 거래 규모는 줄어들었습니다. 2023년에는 배터리와 그 공급망(Northvolt, Redwood Materials, Hithium, Ascend Elements)이 상위 거래를 지배했으며, 평균 거래 규모는 7억8000만달러였습니다. 반면, 2024년 평균 거래 규모는 5억달러로, 2023년 평균보다 약 3분의 1이 줄었습니다.
기후테크는 훨씬 더 보수적인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거래 기준은 더 높아졌지만 투자 금액은 더 작아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성장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수요가 기후테크 투자 환경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뉴스 보기가 겁날 정도로, 극단주의자들이 세상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모습이 아슬아슬합니다.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내는 ‘여론의 양극화’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우려되는 향후 10년 내 가장 큰 리스크 1위가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우리의 눈과 귀를 잘 지켜야겠습니다.
이번 한주도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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