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기후주간(Climate Week NYC)’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다. 로이터는 20일(현지시각) 역대 최다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진행되는 행사가 1000건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900여 건과 비교하면 100건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기후주간은 2009년부터 유엔 총회 기간에 맞춰 열리는 세계 최대 민간 주도의 기후행사로, 각국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모여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 네트워킹의 장이다.

 뉴욕 기후주간의 홈페이지.
이미지=뉴욕 기후주간의 홈페이지

 

트럼프 반(反)기후 행보에도…뉴욕 기후주간, 민간 참여 ‘사상 최대

이번 기후주간은 미국 정부가 화석연료 확대, 환경 규제 완화, 기후 연구 예산 삭감 등 ‘반(反)기후’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열린다. 세계 최대 경제국이 기후 대응에서 물러서는 상황이지만, 민간 기업과 국제 NGO의 참여는 오히려 활발하다.

헬렌 클락슨 클라이밋그룹(Climate Group) 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관심이 꽤 뜨거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클라이밋그룹은 2009년부터 유엔 총회 기간에 맞춰 기후주간을 주관해 온 비영리단체다.

예컨데, 스위스 탄소 포집 기업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지난해보다 4배 많은 행사에 참가 신청을 했다. 크리스토프 게발트(Christoph Gebald) 클라임웍스 공동 대표는 “탄소 제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 최고경영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클라임웍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을 상용화하는 기업으로, 지난 2월 1억6200만달러(약 2256억원)를 조달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 UN 기후변화 담당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Christiana Figueres)는 이번 현상을 두고 “현재 미국 행정부의 태도에 대한 해독제”라고 평가했다. 즉, 정부의 후퇴가 오히려 시장 참여자들을 결집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낳았다는 의미다. 그는 2015년 파리협정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10년 전에는 정부가 기후 어젠다를 주도했지만 지금은 시장과 민간 이해관계자들이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美·EU 빠진 특별회의…기후 협력의 새 시험대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z) UN 사무총장은 이번 총회에서 특별 기후정상회의를 열어 각국이 새로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번 발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글로벌 기후 어젠다를 주도해 온 국가들이지만, 최근 기후 정책에 대한 내부 갈등으로 주저하는 모양새다. 덴마크 기후장관 라르스 아가르드(Lars Aagaard)는 “역사적으로 유럽은 선도적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전 세계가 함께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빈 자리는 중국과 브라질 등의 신흥국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라지브 샤(Rajiv Shah) 록펠러재단 대표는 “뉴욕 기후주간과 그 이후 과제는 각국과 기관이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해 공통 위협에 맞서는 것”이라며 협력을 촉구했다. 라지브 샤 대표는 록팰러재단이 3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함께 소개했다.  설문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86%가 국제 협력이 기후 대응에 필수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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