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시장에 투기세력의 작전이나 개입과 같은 큰 이상은 없었다.
EU 증권감독시장감독청(ESMA)은 “유럽연합의 탄소배출 시장에 큰 이상은 없지만 규제를 강화하면 투명성과 모니터링이 강화될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각) 밝혔다. ESMA는 지난해 EU의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으로 인해 폴란드 등이 EU에 금융 투기꾼들의 시장 참여를 제할할 것을 요구하면서, 탄소시장에 결함이 존재하는지 살펴봤으며 이번에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EU의 배출권 거래제(ETS)는 에너지 생산기업과 탄소집약적 산업 등 특정부문에 탄소배출가격을 매겨 궁극적으로 배출량 감소를 유도한다. 1차 시장과 파생상품 위주의 2차 시장으로 구성돼있으며, 이 제도는 유럽이 추진중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계획의 핵심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최근 몇 주 동안 EU의 탄소가격은 변동이 무척 심했다. 지난 2월 EU의 탄소시장은 지난해보다 약 150% 가량 오른 톤당 98.49유로로 사상 최로치를 기록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개되면서 3월초 60유로로 급락했다. 3월 이후 현재는 75유로 정도로 안정됐다. 이 때문에 폴란드 등에서 EU 배출권 시장에 금융투기꾼의 시장 참여 제한을 요구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스텐 오스터만(Carsten Ostermann) ESMA 무역본부장은 “우리가 입수할 수 있는 데이터세트를 통해 본 결과, 시장의 불공정거래인 코너링(cornering, 매점행위)을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파생상품의 긴 포지션은 주로 비금융주체가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보유하는 반면, 짧은 포지션은 유동성 및 탄소금융을 제공하는 은행과 투자회사들이 주로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투자펀드들의 포지션은 제한적이었고, 주로 유럽 이외의 국가에서 펀드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알고리즘을 통한 거래를 하는 ‘고빈도 매매회사(High-frequency trading firms)’와 시장조사업체들의 경우 영국과 미국 기업이 많았지만, 이들은 소규모 포지션만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편, 보고서에서 ESAM는 EU 탄소시장의 투명성과 모니터링을 개선하기 위해 몇 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ESMA는 “온실가스 배출허용량과 그 파생상품에 대한 투명성 요건을 더 타이트하게 해야 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EU 정책입안자들은 EU 수준에서 탄소시장에 대한 중앙집중화된 시장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또 이미 시행중인 탄소 파생상품 보유에 대한 위치 제한의 필요성이 있다고 ESMA는 밝혔다.
예를 들면 시장점유율 85%인 ICE Endex의 경우 브렉시트 이후 지난해 런던에서 네덜란드로 이동하면서, 영국 내의 사용자 추적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ESMA는 “EU 탄소시장에 대한 향후 모니터링을 개선하기 위해 누가 어디서 거래하고, 어디서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얻기가 매우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