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에너지 그룹 에니(Eni)가 1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의 소액 투자자를 위한 첫 지속가능연계 채권(SLB, Sustainability-Linked Bond)을 16일부터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은 10억유로(약1조 3420억원) 상한으로 제공된다. 에니는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경우에 상한을 20억유로(약 3조 6840억원)로 늘릴 수 있다”며 “10년 이상 시장에서 발행되지 않았던 소액 투자자를 위한 채권 발행에 복귀한다”고 설명했다.
5년 만기, 0.5% 페널티…가입비 없어
에니는 성명에서 “채권을 5년 만기로 최소 4.3%의 고정금리로 지급할 예정이며, 이 채권은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과 관련된 채권 상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니는 “이 채권으로 미래의 잠재적 금융 수요에 대비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균형 잡힌 금융 구조를 유지하며 자금 조달원을 더 다양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채권 발행의 의의를 밝혔다.
마지막 쿠폰은 2028년 2월에 지급되며, 이는 에니가 2025년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용량을 확대하려는 목표와 연계된다. 만약 이 목표 중 하나라도 달성하지 못하면, 만기에 지급하는 쿠폰의 금리는 건당 0.5%씩 인상된다.
투자자들은 온라인으로 청약할 수 있게 되며, 채권은 밀라노 증권거래소가 관리하는 채권시장에 상장된다. 가입자는 이탈리아인으로 한정되며, 가입비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21년도 첫 SLB보다 목표치와 페널티 강화
에니가 제시한 목표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25년까지 스코프1과 2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65%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용량을 5GW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에니가 2021년 6월 7일 석유 및 가스 기업 중 최초로 발행했던 SLB의 목표보다 강화됐다.
이전 채권이 제시한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을 2020년 0.3GW에서 25년말까지 5GW로 확대한다는 목표는 유지됐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에 50% 감축한다는 목표에서 15% 더 줄이는 것으로 상향했다.
목표 달성에 실패 시 부과되는 페널티도 기존에는 0.25%에서 0.5%로 강화됐다.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CEO는 “오늘날 에니는 재정과 산업적 관점에서 탄탄한 회사로 이탈리아 국민에 안정된 예금을 제공하되, 이들이 완전한 탈탄소화와 선진 기술이 반영된 다양한 에너지 공급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우리의 능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 에니와 토탈에너지스, 옥시덴탈 3곳만이 1.5도 트랙... TPI 평가
- ICMA,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SLB) 새로운 지침 발표
- 이탈리아 에니, 지속가능 운송 전담 회사 설립
- 탄소감축 가장 많이 한 글로벌 기업은?
- 【그린워싱 탐사대】이탈리아 최대 석유회사 에니, 그린워싱기업에서 친환경기업으로
- 녹색채권보다 더 인기? 지속가능 채권의 급성장 이유
-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애니, "재생에너지를 경영전략 핵심으로 두겠다" 발표
- 녹색채권 시장, 2023년 585조원 전망 …화석연료산업 추월
- 지속가능연계 채권 쑥쑥... 중국도 물꼬 트였다
- 하버드 로스쿨, 그린워싱 줄이는 “ESG 채권 선택 프레임워크” 제시
- 지속가능 연계채권, 해외에선 활황... 한국은 0곳
- 에넬(Enel)사의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왜 ESG채권 특성에 더 부합할까?
- ICMA, 지속가능연계채권 원칙 발표
- IRA, 녹색투자 지도 재편…ESG자산운용사는 어디에 투자할까
- 유럽, 채권시장 그린워싱 단속한다... 국제 표준 채택 야망도
- 에니, 운송 업체에 100% 재생가능한 디젤 연료 공급
- 에니, 경제부처, 국영은행까지...이탈리아 최초의 기후 소송에 직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