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매년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1억7000만미터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는 석탄 화력발전소 42개가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에서만 연간 1억톤 이상의 음식물이 폐기되며,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고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보내진다. 음식물 폐기물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 증가로 이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음식물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로 음식물을 분해하는 린클(Reencle), 음식물을 비료로 만드는 비타믹스(Vitamix), 로미(Lomi) 등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음식물 재활용을 넘어 음식물 쓰레기를 천연가스나 닭 사료 등 새로운 자원으로 바꾸는 스타트업 2곳을 소개한다.
엔브릿지-다이버트, 음식물 쓰레기를 천연가스로 만들어 공급
캐나다 파이프라인 및 에너지회사 엔브릿지(Enbridge)는 소매업계에 식품 및 폐기물 회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이버트(Divert)와 협력해 음식 폐기물을 재생 가능한 천연가스로 바꾸는 시설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엔브릿지는 북미 주요 에너지 공급 회사로, 유럽 대륙 원유 생산량의 약 30%를 수출하고 미국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의 약 20%를 수송하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 걸프만에서 음식물을 액화천연가스로 변환하는 4곳의 시설을 공급하고 있는데 다이버트와 손잡고 2-3개 시설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지난 4일(현지시간) CSR와이어가 보도했다.
엔브릿지는 3월 초에 열린 연례 투자자 회의에서 다이버트의 지분 10%를 인수했으며, 10억 달러(약 1조3173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투자해 미국 전역에 음식물 폐기물을 변환해 천연가스로 확대공급할 예정이다.
다이버트는 식품 소매업계의 음식물 쓰레기를 관리 및 추적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제공한다. 이번 협업을 통해 천연가스 공급원료와 관련된 기술을 소매업에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하루 1달러로 음식물 쓰레기를 닭 사료로 만들어주는 밀(Mill) 서비스
미국 스타트업 밀(Mill)은 소비자들이 과일, 야채, 고기, 생선, 달걀, 뼈, 껍질 등 주방 내 모든 음식물과 음식 찌꺼기를 재활용해 닭 사료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 에너지 임팩트 파트너스, 로워 카본, 프리루드, 구글 벤처스로 부터 약 1억 달러(약 1317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경쟁력 있는 유사 스타트업 중 밀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이용 편의성이 높은 스마트 기술 솔루션이다. 음식물 처리 쓰레기통 내부가 코코넛 재질로 되어 있어 악취가 나지 않으며 노폐물을 건조, 수축 및 탈취시켜 커피 가루와 같이 영양분이 풍부한 사료로 퇴비화한다. 이 모든 과정을 소비자가 집에서, 단 몇 시간만에 할 수 있다. 퇴비화된 사료를 퇴비 박스에 보관한 뒤 어플을 통해 신청하면 수거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밀은 여러 측면에서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를 뒀다. 소비자가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음식물 쓰레기를 미세한 입자로 만들도록 설계했으며, 앱을 통해 얼마나 탄소를 절감했는지 등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주방기기, 푸드 그라운드 배송 우편 서비스, 앱, 기술 지원 등을 포함해 한 달 이용료는 총 33달러(약 4만원)다.
밀의 CEO인 매트 로저스는 전직 애플 엔지니어이자 구글 네스트의 공동 창업자였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음식 폐기물을 줄일 뿐만 아니라 닭 사료의 생산량을 줄였다”며 “농부들에게 닭 사료를 판매한 수익의 일부를 회원들이나 농부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밀은 지난 1월 부터 워싱턴주 타코마시와 함께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2015년 타코마시 지속가능물질 관리 폐기물 흐름 조성 연구에 따르면, 타코마 주거 폐기물 흐름의 약 28%를 주방 쓰레기가 차지하고 있다. 밀은 주민들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면 쓰레기 통의 크기에 따라 한 달에 12.8달러(약 1만원)에서 25달러(약 3만원) 정도 도시 폐기물 요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타코마시는 2012년부터 주거용 음식물 폐기물을 수집 및 재활용하기 시작했으며, 그 이후 매년 매립지에서 퇴비 가능한 음식물 폐기물을 수거해 최대 1000톤까지 재활용했다.
타코마시의 폐기물 재활용 담당 매니저인 르위스 그리프트(Lewis Griffith)는 “우리는 약 10년 동안 격주로 음식물을 수거해왔지만 여전히 1만톤의 음식물 찌꺼기와 먹지 않은 음식들이 매년 매립지로 버려진다”며 “밀과의 혁신적인 접근방식을 제공해 주민들이 가정에서 기후변화에 실질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초의 지자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약의 일환으로, 타코마시는 6만명의 구독 회원권을 우선 구매했으며 이번 3월부터 음식물 재활용 쓰레기통을 배달할 예정이다. 밀은 식량 위기를 해결하는 단체에 주민 회원 1인당 일정 금액을 기부할 계획임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