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논, "아마존 훼손 우려"...EU규정 연기에도 브라질산 대두 퇴출
- EUDR 대비, 대두는 이제 아시아서 수입 - 글로벌 식품기업들, 2025년 기점 산림벌채 목표 달성
프랑스 식품회사 다논이 유럽연합(EU)의 산림전용방지법(EUDR) 시행이 1년 연기됐음에도 브라질산 대두 사용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각) 단독 보도했다.
코코아·커피·대두 등의 수입을 규제하는 EUDR은 당초 오는 12월30일 발효 예정이었으나, EU집행위원회가 이달 초 12개월 연기안을 내놓고 EU이사회가 찬성한 바 있다.
EUDR 대비, 대두는 이제 아시아서 수입
위르겐 에세르 다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브라질에서 대두를 공급받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아시아산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에세르 CFO는 "완벽한 추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원재료만을 사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논은 2022년 말 "2025년까지 완전히 추적가능하고 투명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다논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소 사료용으로 26만2000톤, 두유·두유 요거트 제조용으로 5만3000톤의 대두 기반 제품을 썼다. 다만 에세르 CFO는 구체적인 전환 시점과 아시아 내 수입국은 공개하지 않았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대두 생산국으로, 다음 수확기에는 1억7000만톤이라는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이는 종전 기록인 미국의 2020년 수확량 1억2500만톤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 취임(2023년) 후 아마존 정글의 산림벌채율이 절반 이상 줄었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열대우림 파괴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꼽힌다. EU의 EUDR 시행을 앞두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이 줄어들자, 주당 평균 100만톤 이상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기업들, 2025년 기점 산림벌채 목표 달성
식품 전문지 푸드네비게이터는 지난달 30일 "주요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EUDR 도입에 대한 업계 반대에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부분 2025년까지 산림벌채 관련 목표 달성을 공언하고 있다는 점이 함께 제시됐다.
EUDR은 ▲코코아 ▲커피 ▲팜유 ▲고무 ▲대두 ▲목재 ▲소고기 7개 품목에 적용된다. 다논은 2020년에 이미 "2025년까지 대두를 100% 직접 구매하거나 저위험 지역에서 생산하고, 농장까지 추적 가능한 제품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팜유는 98%, 코코아는 80%, 종이 포장재는 98%의 추적률을 달성했다.
유니레버는 주력 작물인 팜유·종이·판지·차·콩·코코아의 97.5%가 산림벌채와 무관하게 생산됐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종이(99.1%)·팜유(97.1%)·차(97.1%)·대두(95.8%)·코코아(91.1%) 순이다.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은 연말까지 유럽 사업을 시작으로 단계적 접근을 통해 2025년 12월31일까지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특히 팜유는 제품의 99%를 공장까지 추적하며, 2013년부터 100% RSPO(지속가능 팜오일 산업 협의체) 인증을 받고 있다.
네슬레는 육류·팜유·펄프·종이·대두·설탕 총량의 99% 이상이 2022년 기준 산림벌채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2023년 말 커피와 코코아가 지표에 포함되면서 93.4%로 낮아졌다. 이에 2025년까지 이들 품목도 100% 산림벌채 없는 조달을 목표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