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가 공식화될지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OP28 기후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 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공식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5일(현지 시각) 전했다.
2주간 열리는 COP28 회의에 참석한 거의 200개 국가 사이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구권 국가 정부는 합의 초안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명문화하려고 하지만, 화석연료 생산업체는 제외하자는 입장이다.
5일 발표한 COP28의 최종 합의 초안이 채택될 경우, 화석연료 시대의 종결을 알리는 최초의 글로벌 합의가 된다.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 둘러싸고 산유국과 선진국 사이에 의견차
COP28 최종 협상 초안에는 화석 연료에 대한 세 가지 접근방식이 포함되어 있다.
첫 번째는 "질서 있고 공정한 단계적 폐지"다. "공정한(just)"이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화석 연료를 사용해 온 부유한 국가가 다른 국가보다 더 빨리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감소되지 않는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없애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을 요구한다. 첫 번째 옵션보다는 완화된 조건으로 당위적인 성격의 접근법이다.
세 번째는 단계적 폐지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단계적 폐지에 대한 논의가 국제사회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경향을 볼 때, 세 번째 접근 방식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연합 27개 국가, 기후에 취약한 작은 도서국가들은 과학자들이 2030년까지 필요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촉진하기 위해 화석 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협상단 대표들은 화석연료의 미래에 대한 공통된 비전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대표들은 제1단계 회담을 통해 이 방안들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무엇이 가장 까다로운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근거는 마련했다.
주요 에너지 기업 CEO들, 화석연료에 대한 찬성론 펼쳐
한편, 주요 에너지 기업의 CEO들은 COP28에서 화석연료 산업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온실가스 메탄 감축과 같은 분야에서의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장 폴 프라테스(Jean Paul Prates) CEO는 “에너지 전환은 정의로운 전환의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유효하다”라고 주장했다.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의 CEO인 파트리크 푸야네(Patrick Pouyanne)는 “석유와 가스에서 벗어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해야 한다. 이미,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싱크탱크인 넷제로트래커(Net Zero Tracker)에 따르면, 세계 주요 석유 및 가스 생산국 중 어느 나라도 화석연료 시추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대규모 화석연료 생산국들은 과거의 단계적 폐지 제안에 저항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Abdulaziz bin Salman) 왕자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화석 연료의 단계적 감축을 요구하는 협정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순방길에 올라, OPEC+와 관련된 화석연료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탄소 포집 기술의 규모 확대를 요구하는 문구도 최종 합의 초안에 포함됐다. 이는 에너지 기업이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63개국이 냉방 관련 배출량 68% 줄이는 공동 합의 도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 외에도 COP28에 참석한 63개국이 냉각 관련 배출량을 크게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 서약에는 미국, 캐나다, 케냐가 합류했다.
글로벌 냉방 서약(Global Cooling Pledge)은 식품 및 의약품용 냉장, 에어컨을 포함한 냉각으로 인한 기후 온난화 배출에 대한 세계 최초의 공동 합의다.
이는 국가들이 2030년까지 최소 에너지 성능 표준 설정을 포함한 기타 목표와 함께 2050년까지 냉각 관련 배출량을 2022년 수준에 비해 최소 68% 줄인다는 내용이다.
냉방이 필요한 약 12억 명의 사람들은 여전히 냉방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에 의하면, 기온 상승, 인구 증가, 소득 증가로 인해 냉방 설치 용량은 금세기 중반까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추가 냉방설비 설치는 모두 기후 위기를 두 배로 증가시키며 냉각 배출량은 2050년까지 44억~61억 미터톤의 이산화탄소 환산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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