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터리 경쟁도 뜨겁다. 최근 BBC, EV 리포트는 중국 지리 자동차 산하 브랜드 지커(Zeekr)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충전되는 전기차 배터리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지커에 따르면, 이번 전기차 배터리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서 배터리 용량을 10분 30초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번 신형 배터리는 차주부터 배송이 시작되는 007 세단에 장착될 예정이다. BBC는 2025년형 지커 007 세단이 신형 배터리를 장착하는 첫 번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형 배터리, 초고속 충전 뿐 아니라 영하 10도에서도 안정적 동작
이번 신형 배터리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전기차의 약점인 '추운 날씨'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보통 리튬 이온 배터리는 기온이 내려가면 리튬 이온 이동 속도가 떨어져 에너지 효율성이 감소되고 방전 위험성도 커진다.
그러나 지커의 이번 LFP 배터리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어, 한파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해준다.
실제로 지커 측은 이번 신형 배터리가 영하 10도 이하에서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올릴 수 있으며, 충전 속도에서도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BYD를 앞선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 컨설팅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트(Sino Auto Insights) 설립자 겸 전무이사 투 레(Tu Le) 또한 B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충전 기술은 더 이상 업계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테슬라의 모델 3는 15분의 충전으로 전체 주행거리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282km를 달릴 수 있지만, 신형 배터리를 장착한 지커의 007 세단은 15분의 충전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 평론가 마크 레인포드(Mark Rainford)는 "중국에서의 경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며 "BYD는 판매량 확대를 중요시하는 반면, 지커, 리 오토, 니오같은 브랜드는 충전 속도 등 기술적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인포드 평론가는 "지커의 모회사인 지리 자동차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비즈니스의 모든 단계를 거의 다 장악하고 있다"며 지커가 혁신 기술을 개발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리 자동차는 영국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로터스(Lotus)와 스웨덴의 볼보(Volvo)를 포함한 여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지커는 이미 중국에 500개 이상의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하는 등 충전 인프라 쪽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 지커는 올해 말까지 이러한 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100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커는 자사의 차량에 AI 기반 주행 보조 소프트웨어 '에바(Eva)'를 제공, AI 기술로 도로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거나 적절한 정보를 알려주는 등 쾌적한 드라이빙 경험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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