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에너지기업인 프롤로지움(ProLogium Technology)이 2024년 파리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의 100% 실리콘 복합 양극 배터리를 공개했다고 전기차 전문 매체 EV리포트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독일의 글로벌 시험기관인 TÜV 라인란드(Rheinland)에서 인증받은 이 신기술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초고속 충전 성능을 개선해 전기차 시장의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롤로지움은 2006년 대만에서 설립된 에너지 혁신 기업으로, 리튬 세라믹 배터리의 연구·개발 및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9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8000개 이상의 차세대 배터리 샘플을 제공했다. 또한 대만에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위한 첫 번째 기가팩토리인 타오커(Taoke) 공장을 세웠고,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에 프랑스 덩케르크(Dunkirk) 기가팩토리 건설이 시작되어 2027년에 양산이 계획되어 있다.
프롤로지움이 이번에 개발한 100% 실리콘 복합 양극 배터리는 749Wh/L의 체적 에너지 밀도(단위 부피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와 321Wh/kg의 중량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며, 이는 2024년 말까지 각각 823Wh/L와 355Wh/kg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LFP 배터리(200Wh/kg 미만)와 NCM 배터리(200~300Wh/kg)보다 성능이 우수하며, 연말까지는 격차가 최대 77%까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롤로지움, TUV로부터 인증받은 고성능으로 돌풍을 일으킬 듯
TÜV 라인란드의 테스트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단 5분 만에 5%에서 60%까지, 8.5분 만에 5%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초고속 충전 기술은 충전소 부족과 긴 대기 시간이라는 현행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프롤로지움은 배터리 용량을 83kWh에서 55kWh로 줄여 차량 무게를 300kg 줄였다. 5분 충전으로 약 3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이는 업계 평균인 30분보다 월등히 빠르다. 이러한 충전 시간 단축은 대기 시간을 83.3% 줄여주면서, 충전소 회전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외에도 프롤로지움의 모듈형 설계는 배터리 수리와 재활용을 쉽게 해 유지 비용을 절감하고, 중고 전기차의 재판매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실리콘은 거의 모든 리튬 이온 배터리의 음극 또는 음극에 사용되는 재료인 흑연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리튬 음극과 실리콘 음극의 차이점은 실리콘 음극의 이론적 에너지는 4200mAh/g으로 흑연 음극이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372mAh/g의 10배가 넘는다. 따라서 훨씬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렇듯 실리콘은 실리콘 원자당 최대 4개의 리튬 이온을 수용할 수 있어 매우 높은 용량을 제공한다. 또한, 실리콘은 풍부하고 가볍고 환경 친화적이다. 그러나, 단점은 ▲높은 비용 ▲커지는 부피 ▲사이클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한편, 프롤로지움이 보유한 핵심 기술은 4가지로 요약된다. ▲우수한 산화물 전해질 기술 ▲향상된 리튬 세라믹 배터리(LCB™) 기술 ▲배터리의 열폭주를 능동적으로 방지하는 ASM™ 기술 ▲고성능 리튬 세라믹 배터리(MAB™) 기술이다.
프롤로지움의 기술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보다 부피가 작으면서도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가 뛰어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독일의 FEV 그룹과 협력해 리튬 세라믹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길 차세대 배터리 팩을 개발 중인 만큼, 이 기술이 전기차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