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옥수수 기반 에탄올 생산량 확대에 나서면서 글로벌 곡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인도 정부가 곡물 기반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옥수수 수입을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그동안 바이오 에탄올 원료로 사탕수수를 사용해왔으나, 기후 변화로 생산량이 감소하자 에탄올 생산에 옥수수를 쓸 것을 장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옥수수 수출국 인도, 순수입국으로 전환...

인도 내 가금 농가도 비명... "사료값 감당 못 한다"

지난 1월 인도 정부는 옥수수 기반 바이오 에탄올 납품가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바이오 에탄올 생산 원료로 옥수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사탕수수가 가뭄 등 이상 기후로 재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바이오 에탄올 주요 생산국 현황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바이오 에탄올 주요 생산국 현황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수출은 줄고 수입은 많아지면서 아시아 최대 옥수수 수출국이었던 인도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옥수수 순수입국으로 전환했다. 

사탕수수, 옥수수 등 식물체로 만들어지는 바이오 에탄올은 탄소중립 실현과 유가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체 연료 중 하나다. 휘발유에 바이오 에탄올을 혼합하여 사용하면 화석연료보다 대기오염 배출량이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경제성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2022년 5월 인도 내각은 2018년 도입된 바이오 연료 국가 정책 개정안을 승인, 휘발유에 에탄올을 20% 혼합하겠다는 에탄올 혼합 목표를 기존 2030년에서 2025년으로 앞당겼다. 수입이 대부분인 석유 의존도를 낮춤과 동시에 2047년 에너지 자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인도는 자국 내 원유 수요의 13%만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옥수수 수요가 급등하자 가장 먼저 술렁인 것은 글로벌 곡물 시장이다. 로이터는 현재 4년만에 최저치에 근접한 글로벌 옥수수 가격이 인도발 수요 증가로 다시 상승할 수도 있을 거라고 보도했다.

인도 내 가금류 산업도 어려워졌다. 닭, 칠면조, 오리 등을 사육하는 인도 농가들은 수입산 옥수수에 매기는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사료비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유전자 변형(GM) 옥수수 수입 금지 조치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금 및 전분산업은 약 3600만톤에 달하는 인도 내 옥수수 생산량 대부분을 소비했으나, 지난해부터 에탄올 업체들이 가뭄으로 공급이 감소한 사탕수수 대신 옥수수를 주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약 500만톤의 옥수수가 모자란 실정이다.

글로벌 옥수수 공급망 혼선도 우려된다. 방글라데시, 네팔, 말레이시아 등 인도에서 옥수수를 수입하던 국가들은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로이터는 인도가 매년 200만에서 400만톤에 달하는 옥수수를 수출해왔지만, 올해에는 수출량이 45톤으로 급감할 것이며, 수입량은 100만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 대상 옥수수는 주로 미얀마나 우크라이나산 비(非)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전문 상사 올람 애그리 인디아(Olam Agri India) 수석 부사장 니틴 굽타(Nitin Gupta)는 가금 및 전문산업과 연료산업이 때아닌 원료 경쟁을 벌이면서 옥수수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에탄올 생산시설에는 연간 600만~700만톤의 옥수수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수요는 수입으로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글로벌 커피 공급망도 흔들려...

스타벅스, 소규모 생산국 공략 중  

기후변화로 수출에 타격을 입은 것은 비단 인도만이 아니다. 세계 커피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브라질과 베트남이 이상 기후로 수확량이 감소하자 스타벅스 등 거대기업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커피 생산량 점유율 / 블룸버그  
글로벌 커피 생산량 점유율 / 블룸버그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기후변화로 인해 커피 생산량이 불안정해지면서 글로벌 커피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쿠바, 르완다, 페루, 탄자니아 같은 소규모 커피 생산국들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이러한 국가들에 커피나무를 보급하고 농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소규모 생산국은 규모의 경제 달성이 어렵다며 시장에 저가로 커피를 공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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