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을 시찰 중인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X(트위터)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을 시찰 중인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X(트위터)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Fatih Birol) 사무총장이 일본 정부에 가동이 중단된 원자력 발전소들의 재가동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재가동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비롤 사무총장은 같은 날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IEEJ)가 주최한 행사에서 “원전 재가동은 매우 중요하다”며 “내가 애정을 가진 일본에 이처럼 많은 유휴 설비가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뿐 아니라 다른 원전들도 조속히, 그리고 안전하게 재가동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롤 총장은 전날 세계 최대 원전인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 소재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을 시찰한 뒤 이같이 밝히며, 이번 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포함한 주요 인사들과의 회의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전면 중단 → 현재 14기 가동 중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일본 내 모든 원전과 함께 가동이 중단됐다.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해당 원전의 설비가 재가동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지만, 지난달에는 필수 방호 설비의 건설 완료 시점을 2029년 8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해 재가동도 미뤄진 상태다. 

후쿠시마 사고 이전까지 일본은 전체 전력의 약 3분의 1을 원전에서 공급받았지만, 사고 이후 54기의 원전이 모두 가동 중단됐다. 그러나 2015년 원자력규제위원회 허가를 얻은 규슈전력이 센다이 원전 1·2호기 운전을 시작했고, 현재는 14기가 가동되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을 포함해 33기가 운영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 원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후변화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의 화력발전 비중은 69%로, 세계 평균(61%) 대비 높은 편에 속한다. 

 

일본, 2040년까지 원전 비중 20% 목표

지난 2월 일본 정부는 2040 기후 정책 및 에너지·산업 전략 개정안을 발표하며 원전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기준 8.5%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2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2014년에 발표한 ‘탈원전’ 기조와는 상반되는 일본의 정책 전환에 대해, IEA는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증가 흐름 속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IEA는 2023년 발표한 넷제로 로드맵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2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며 “원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진 못하겠지만, 일부 문제는 분명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개최한 '한·IEA 공동선언문' 발표에서도 원전을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은 기상 조건에 크게 좌우된다"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원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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