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탄소·자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무결성 원칙'을 발표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 Rural Affairs)는 17일(현지시각) 탄소 및 자연 크레딧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6가지 원칙을 담은 정부 차원의 협의안을 공개했다.
2050년까지 3190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
이번 발표는 향후 수년간 탄소상쇄 프로젝트와 관련 크레딧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영국 정부는 조건이 적절히 갖춰질 경우, 탄소 시장은 2050년까지 2500억달러(약 355조원), 자연 시장은 690억달러(약 97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절대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감축이 어려운 잔여 배출량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크레딧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소 시장은 아직 다양한 한계에 부딪혀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고품질과 저품질 프로젝트를 구분하기 어렵고, 프로젝트의 실질적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역시 부족하거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정부 또한 “현재 이러한 시장들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과 조직들이 어떻게 이 시장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고, 일부 부실한 관행이 기후 행동과 경제 성장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무결성 원칙' 6가지 핵심 내용
이에 영국 정부는 이번 협의안에서 공급자부터 구매자, 사용자, 시장 참여자에 이르기까지 탄소·자연 크레딧 시장의 책임 기준을 명확히 했다.
제시된 6가지 무결성 원칙은 ▲환경적 이익을 입증하는 무결성 기준 충족 ▲크레딧 사용 계획의 측정 및 지속가능성 보고서 공개 ▲1.5℃ 목표 부합 여부에 대한 정합성 고려 ▲환경영향 관련 주장 시 정확한 용어 사용 ▲무결성 시장 성장을 위한 이해관계자 협력 ▲가치 사슬 내 실질 감축에 추가하는 방식의 크레딧 사용 등으로 요약된다.
케리 맥카시(Kerry McCarthy) 영국 기후장관은 "이러한 원칙들은 영국을 글로벌 그린 금융 및 탄소 시장의 중심지로 공고히 할 것"이라며 "이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영국의 변화 계획의 일환으로 투자와 성장을 촉진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마크 켄버(Mark Kenber)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이니셔티브(VCMI) 사무총장은 "기업들은 글로벌 기후 목표 달성을 돕는 자발적 탄소 및 자연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명확성과 신뢰가 필요하다"며 "영국 정부의 이번 협의는 이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의는 7월 10일까지 열려 있으며, 기업과 일반 시민 모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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